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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딜레마

[컴퓨터를 켜며] 장우성 기자

장우성 기자  2011.09.07 1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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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교육감 진보 후보 단일화 의혹’이 연일 이슈다. 신문의 1면과 방송뉴스의 톱기사는 대부분 검찰의 곽노현 교육감 사건 수사 소식이다.

이런 모습은 낯설지 않다. 언론은 공직자의 비리 의혹이 등장하면 예의주시한다. 이것은 권력 감시 기능이란 면에서 당연하기도 하다.

그러나 ‘딜레마’도 있다. ‘무죄추정주의’과 ‘피의사실 공표 금지’란 원칙 때문이다. 피의자는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 무죄로 인정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또한 피의사실을 공판 전에 공표해서는 안된다는 형법 조항도 있다.

우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 검찰은 확인되지 않은 피의 사실을 언론에 흘렸다. 언론은 무분별한 받아쓰기, 경쟁적 보도로 화답했다. 결국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행한 역사를 남겼다.

물론 반론도 있다. 공직자는 감시의 대상이기 때문에 권리를 제한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무죄추정과 피의사실공표금지를 준수하다 보면 사실 언론은 보도할 게 별로 없다. 또 검찰이 역으로 악용할 수 있는 여지도 생긴다.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우리 사회의 이면이다.

그렇지만 언론은 마지노선을 찾아야 한다. 우선 피의자 개인을 인격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하루아침에 부도덕한 인물로 매도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더구나 당사자가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공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더 그렇다.

무엇보다 언론은 정파적 이익에 따라 사건을 이용해서는 안된다. 각 언론은 스스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만약 곽 교육감이 친 한나라당 성향이었다면 어땠을까. 보수언론은 좀더 신중하게 보도했을 것이다. 진보언론은 지금보다 공세적으로 나섰을 수 있다. 우리 언론은 진실 추구보다 자신이 지지하는 이념과 진영에 대한 유불리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서울시장 출마설이 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시민적 지지를 눈여겨봐야 한다. 스쳐가는 바람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다수 시민들이 보수·진보의 ‘기싸움’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 불신이 비정파적인 ‘제3의 인물’에 대한 기대로 분출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언론이 부추기지는 않았는지, 냉소의 화살이 기성 정치권뿐만 아니라 언론을 향한 것은 아닌지 더 늦기 전에 되돌아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