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자본주의 4.0'은 조선의 위선"

진보측, 반성·성찰 부재 비판…조선 "논조 변화 아니다"

이대호 기자  2011.08.24 14:23:58

기사프린트


   
 
  ▲ 조선일보 자본주의 4.0은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진보진영에서는 그동안의 보도에 대한 조선의 반성과 성찰을 먼저 촉구한다.  
 
“조선일보가 왜 이러지. 대체 의도가 뭐야?”

조선일보가 이달 초부터 연재하고 있는 ‘자본주의 4.0’ 시리즈에 대해 진보진영은 조선일보가 “자신들의 잘못은 인정 않는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은 지난 2일부터 “다 같이 행복하고 따뜻한 자본주의”를 자본주의 4.0으로 규정하고 1면과 속면에 연재하고 있다. 조선은 비정규직 임금격차 해소, 최저생계비 보장, 중산층 붕괴 방지, 청년실업 해소, 학력차별 폐지, 영세자영업자 살리기, 중소기업 상생 등의 주제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진보측은 조선일보의 그동안의 논조와는 상반되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숨은 의도를 의심한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뜬금없는 기획”이라며 “조선일보가 따뜻한 자본주의를 말하려면 지금까지 차가운 자본주의를 부추기고 방치한 데 대한 반성과 성찰이 전제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은 조선의 기획에 대해 복지를 포퓰리즘으로 몰아붙이며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과정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정 원장은 “자본주의 한계와 변화를 강조하는 조선의 논리는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논리도 바뀐다는 것으로, 자신들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는 궤변에 불과하다”며 “결국은 내년 정치일정에서 분출할 복지프레임을 기업이 중심이 돼는 자본주의 4.0으로 포장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김성희 고려대 연구교수(경제학)는 “상생과 복지를 진보진영에만 내줘서는 안 된다는 보수진영의 문제의식을 보여준 것”이라며 “따뜻하다는 것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의미로 차용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정규입법을 하면 백만해고가 일어난다고 조선일보가 기염을 토했는데 2~3년도 안 돼 이런 특집을 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언론으로서의 양심과 정의가 뭔지 조선일보의 기준을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선은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한계를 인정하는 데서 이번 시리즈의 기획의도를 찾았다.

박정훈 조선일보 기사기획에디터는 “그동안은 전체 파이가 커지면 빈곤층에도 몫이 돌아갔고 그래서 자본주의 시스템이 유지됐는데 어느 순간 이게 무너졌다. 이제 자본주의의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본주의를 변화시키는 동력은 정부의 개입이 아니라 기업가와 기업의 힘이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조선의 논조가 변했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조선은 늘 비정규직 문제는 심각하다는 입장을 취해왔고, 약자와 소외계층을 배려해야 한다는 논조를 유지했다”며 “논조가 달라졌다는 분들은 조선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