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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들, 이례적 전경련 때리기

창립 50주년 축하 대신 인적쇄신 촉구
동아·매경·조선 등 무용론까지 제기

이대호 기자  2011.08.17 16: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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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에 착공한 전경련 사옥 조감도. (뉴시스)  
 
매일경제를 비롯한 경제지와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이 이달 초부터 2주째 전경련을 비판하는 기사와 사설을 쏟아내고 있다. 그동안 전경련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던 언론들이 일제히 전경련을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대표적으로 매일경제는 전경련 창립 50주년인 16일 사설에서 “전경련의 무기력은 도가 넘어 존재 의의마저 상실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전경련을 키운 이병철·정주영 전대 회장들이 하늘에서 통탄할 일”이라고 썼다.

다른 경제지와 동아, 조선도 마찬가지다. 이들 언론도 ‘전경련 존재이유 있나’, ‘고개 드는 무용론’, ‘구태 못 벗은 재계 대변인’, ‘대내외 철부지 비난 쇄도’ 등의 기사와 사설을 최근 내보냈다.

계기는 지난 5일 매일경제가 전경련의 입법저지 로비 문건을 폭로하면서다. 이 문건은 전경련이 정부와 정치권의 반(反)대기업 정책 입법을 막기 위해 주요 대기업별로 접촉할 정치인을 할당해 배포한 것이다. 이 문건이 폭로되자 전경련은 정치권과 국민으로부터 아직도 정경유착의 망령을 벗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 사건과 관련해 조선일보는 지난 5일자 사설에서 “전경련이 주요 그룹에 로비 대상 정치인 명단을 할당하고 구체적인 로비 방법까지 적시한 것은 세상을 거꾸로 살겠다는 말”이라고 비난했다. 헤럴드경제는 13일자 칼럼에서 “정치인 로비문서는 시대와 동떨어진 구태로 전경련 위상 추락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언론은 이 사건을 보도하며 시대의 요구에 맞는 전경련의 제 역할 찾기와 내부 인적 쇄신을 공통적으로 요구했다.

신문들이 전경련을 비판한 또 다른 이유는 정병철 상임부회장에 대한 누적된 불만 때문이다. 기자들은 정 부회장이 요직마다 자기 사람을 챙기고 전경련 사무국을 사조직화하는 등 전횡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허창수 회장이 취임할 때부터 정 부회장 교체를 요구했다. 정 부회장이 기자들의 공분을 산 것은 편향된 언론관도 한몫했다. 그는 올 초 브리핑에서 “전경련을 비판하는 기자들을 출입정지시키고 싶다”는 말을 했다.

한 경제신문 기자는 “전경련이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재계와 정부, 시민들로부터 모두 비난을 자초하는 것은 정병철 부회장을 비롯한 사무국의 소통부재가 핵심적인 원인”이라며 “언론이 전경련을 강하게 비판하고 인적쇄신을 촉구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