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소속 노조원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96%가 사측의 입장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본부는 20일부터 25일까지 소속 노조원 중 사내 게시판 커뮤니티에 가입된 1천63명을 대상(응답률 53%)으로 ‘도청 의혹’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KBS가 도청과 관련해 밝힌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이른바 도청 행위를 한 적은 없다’ ‘제 3자의 도움이 있었다’ 등의 입장을 신뢰하는가”라는 질문에 96%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뢰한다”는 의견은 4%였다.
경찰 수사와 별도로 KBS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압도적이었다.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KBS 내부에 경영진과 이사회, 노조를 망라한 전사적인 ‘진상조사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96%(5백42명)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경찰 수사에 대해서는 불신이 커 “수사가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95%를 기록했다.
김인규 사장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의견도 많았다. “김인규 사장의 입장이 필요하다”는 응답자가 97%(5백50명)에 이르렀다.
KBS 정치부가 민주당 비공개회의 내용 파악에 도움을 받았다고 밝힌 ‘제 3자’ 공개에 대해서는 74%가 찬성했으며 26%가 반대했다.
도청 의혹이 불거진 근본적 원인은 86%가 “KBS 경영진의 무리한 수신료 인상 추진”이라고 꼽았으며 9%는 “KBS 정치부의 잘못된 취재 관행”이라고 답했다.
한편 법원에 노조의 여론조사 결과 공표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KBS 사측은 노조의 결과 공표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KBS는 "(이번 여론조사 참여자는) KBS 전체 직원의 약 10%에 불과한 인원으로 사내 구성원의 대부분이 참여한 것처럼 노조에서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설문은 노동조합의 근로조건에 관한 것이 아니며, 취업 규칙상 성실, 품위 유지 의무에 위배될 뿐 아니라, 설문 조사의 적법성과 적절성을 판단하기 위한 법원의 심리 3시간을 앞두고 임의로 결과를 공표한 것은 실정법 절차를 무력화시키는 행동"이라고 밝혔다.
KBS본부는 사측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신청 자체에 명분이 없기도 하지만, 관련 법원 심리와 무관하게 설문 결과를 공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