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파일’ 사건 등 도청과 관련된 특종은 적지 않으나 언론이 직접 도청에 연루된 경우는 드문 편이다. 기자들은 휴대전화 도청을 의심하기도 한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휴대전화가 도청되고 있다는 루머가 돈 것은 지난 2009년이다.
청와대가 ‘행정관 향응 수수 의혹’ 사건 뒤 출입기자와 행정관들의 휴대전화를 도청한다는 소문이 난 것이다. 브리핑룸이 있는 청와대 춘추관 주위에 오면 통화가 끊기거나 통화 품질이 갑자기 떨어진다는 게 이유가 됐다.
청와대는 이를 극구 부인했다. 대통령 이동 중 일시적인 전파 차단이나 청와대의 지형적 이유가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통화품질 개선을 위해 중계기 5대를 추가 설치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회사가 노조의 회의를 도청한 일도 있었다. 2005년 KBS 노무팀 직원이 KBS 노조의 비공개회의를 도청하다가 발각돼 노사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았다. 노조는 정연주 당시 사장이 책임지고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태는 정 사장이 노조에 공식 사과하고 책임자를 인사 조치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2004년에는 열린우리당 김원기 상임의장실에서 소형 도청장치가 발견돼 파문이 일었다. 이 도청기는 전북의 한 신생 신문 기자가 설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도청기를 설치했던 기자는 열린우리당 공보실에 도청 시도 사실을 털어놨다. 이유는 “특종 욕심 때문에…”였다. 열린우리당이 선처를 요청해 해당 기자는 불구속 입건돼 수사를 받았다.
2009년에는 강희락 경기지방경찰청장의 경찰 간부 만찬 자리에 녹음기를 몰래 설치했던 모 언론사 기자가 구속된 바도 있다.
도청은 아니지만 이른바 ‘벽치기’ 취재도 정치부 기자들의 오랜 취재 기법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원로 언론인은 “국회의원들이 문을 걸어 잠그고 비공개 총회나 회의를 할 때 ‘벽치기’를 하기도 했다”며 “사실 고성이 오가기 전에는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기 힘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