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들의 기사 베껴 쓰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조선닷컴이 한국일보 기사를 베꼈고, 울산지역 방송사 간에도 기사 도용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조선닷컴은 한국일보에서 ‘무려 5500만 건 개인정보 무차별 수집·보관 ‘빅브라더 경찰’’이라는 제목의 1면 톱기사를 출처도 밝히지 않고 그대로 가져다 썼다.
조선닷컴은 이날 오전 10시25분 ‘‘빅 브라더’ 경찰, 개인정보 5500만건 무기한 보관’이라는 비슷한 제목의 기사를 노출했으며 한국일보 측이 기사도용이라고 항의하자 오후 1시9분과 오후 2시20분 등 수차례 기사를 수정해 내보냈다. 하지만 수정된 기사에서도 ‘한국일보에 따르면’ 등 출처 인용은 없었다.
한국일보 남보라 기자는 “조선닷컴이 오전에 올린 기사는 99% 한국일보 기사와 똑같았다”며 “항의한 후 수정됐지만 현재도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본보가 조선닷컴의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사(캡처 화면)를 확인한 결과 거의 똑같은 기사였다. ‘킥스’에 대한 한국의 미니해설을 본문에 삽입한 것만 다를 뿐 전체가 거의 동일한 기사다.
해당 기사를 쓴 조선닷컴 송모 기자는 “닷컴의 특성상 빨리 기사를 처리하다 보니 실수가 있었다”며 “한국 측의 전화를 받고 문맥 등을 다시 수정하고 경찰 쪽도 다시 취재해 내보냈다”고 말했다.
울산지역에서도 ‘기사 베끼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1일 울산MBC에서는 보도국 회의 중 “낮에 라디오방송을 통해 보도된 우리 기사를 타 방송사가 따라하는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울산MBC의 울산지역 관련 소식 가운데 라디오에 먼저 보도된 내용이 울산민영방송(UBC) 메인뉴스에 거의 같게 보도된 사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 울산MBC 기자들은 “울산방송이 모니터를 하고 있으니 대표상품(단독기사)은 먼저 노출을 하지 말자”고 협의했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울산MBC 라디오를 통해 먼저 보도된 ‘탈퇴조합원 집단소송 제외키로’ 기사는 UBC 메인뉴스에서 1백% 똑같이 방송됐다. 울산MBC는 이런 사례가 5월 말에만 10여건 가까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울산MBC 기자는 “우리도 메인뉴스에서 놓친 기사는 UBC를 참조, 추가 취재해 아침뉴스에서 소화한 적이 있다”며 “낙종을 피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하지만 너무 똑같을 때는 서운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UBC 한 관계자는 “똑같다고 주장하는 기사를 검토하지 못해 뭐라 답변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영호 언론광장 공동대표는 “기사를 베껴쓰는 행위는 저작권상 절도 행위에 다름이 아니다”며 “과거와 달리 인터넷 실시간 경쟁 등이 심한 상황이지만 그럴수록 스스로 더 확인해 쓰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왕기 기자 wanki@journalist.or.kr 곽선미 기자 g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