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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정상회담 폭로 전문 삭제 '파장'

통일부, 뉴시스․오마이뉴스 등에 요청
기자들 "대북정책 치부 축소의도"

김창남 기자  2011.06.03 15: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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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인택 통일부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통일부가 ‘남한의 남북정상회담 제안’을 보도한 북한 ‘조선중앙통신’ 기사 전문을 게재한 언론사에 전문 삭제를 요청해 파장이 일고 있다.

통일부는 2일 “조선중앙통신과 연합뉴스가 독점적인 전재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만큼 연합뉴스가 보도하지 않은 전문을 다른 언론사가 게재할 수 없다”고 밝히며 전문을 올린 뉴데일리 뉴시스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에 협조 요청을 했다.

이들 언론사 중 프레시안은 다른 경로로 입수했기 때문에 삭제 요청을 거부했고, 뉴데일리 역시 전문을 게재했다.

반면 나머지 언론사들은 이날 전문을 내렸다.

기자들 사이에선 현 정부의 모순된 대북정책이 여실히 드러나자 이를 감추기 위해 저작권을 앞세워 정부가 사실상 강제요청을 했다고 비판했다.

한 언론사 정치부장은 “MB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비밀리에 진행해 오다가 조선중앙통신의 국방위 대변인 인터뷰를 통해 밝혀지면서 수세에 몰리게 됐다”며 “통일부는 연합뉴스의 요청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 보다는 현 정부에 부담스러운 기사이다보니, 저작권을 앞세워 삭제 요청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통일부는 그동안 기자들에게 조선중앙통신 기사 전문을 제공했고 전문을 게재했을 때에도 문제를 삼지 않았다.

통일부 한 출입기자는 “통일부가 그동안 조선중앙통신에서 나온 기사 중 이슈가 되는 경우엔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전문을 보내줬다”며 “청와대 입장에선 껄끄럽다보니 삭제 요청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 관계자는 “북한 뉴스 전문을 게재할 때 원칙이 ‘팩트 확인’과 ‘선동․선전’에 놀아나지 말자는 원칙이 있는데 이번의 경우 전문의 절반가량이 욕이었기 때문에 전문 서비스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며 “타 언론사 삭제 요청은 통일부가 계약조건을 위반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달 남한이 남북 간 비밀접촉에서 이달 하순과 8월, 내년 3월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이를 위한 장관급회담을 5월 하순 열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