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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뉴스의 CCTV 활용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2009년 11월 일어난 부산 실내사격장 화재 사건 폐쇄회로TV(CCTV) 촬영 영상.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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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방송에선 아예 쓸 수 없는 그림이다.”
“그래도 어떻게 구한 건데 그냥 버리나, 조심해서 쓰면 된다.”
최근 문제가 된 MBC의 각목 살인사건 폐쇄회로TV(CCTV) 영상 보도. 당시 방송을 할 것인지를 두고 보도국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송 시간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확보된 영상이었다. 논의는 길게 진행되지 못했다. 결국 승부수를 던졌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이 보도는 방송통신심의위 심의 대상으로도 올랐다.
방송 기자들은 ‘그림’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는 방송 뉴스의 생리상 CCTV 영상 확보 경쟁은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게다가 방송 뉴스 역시 시청률 경쟁에 노출되면서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일선 방송 기자가 기사 아이템을 발제하면 데스크가 묻는 말은 거의 비슷하다. “그림은?” 사회부는 요즘 하나가 추가됐다. “CCTV 있어?”
사회부 방송 기자들은 경찰 보도자료가 나오면 ‘영상있음’ 표시가 있는지, 없는지를 제일 먼저 살핀다. 특히 CCTV 영상이 있을 경우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경찰과 소방본부도 영상 확보와 제공에 적극적이다. 자체 활동이 홍보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소방재난본부는 인터넷 웹하드에 관련 영상을 올려놓고 방송 기자들이 가져다 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방송과 경찰 등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일선 기자들은 수습 교육을 받을 때부터 ‘영상 확보’가 각인된다고 말한다. 방송 기자들은 방송 기사가 신문 기사와 차별화되는 방법으로 ‘기사는 그림 묘사로 시작하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듣는다. “팩트가 있어도 그림이 없으면 기사가 뉴스에 못 나간다”는 게 방송뉴스의 철칙이다. 특히 현장감이 생생한 CCTV 영상 확보는 기사 가치에 큰 영향을 준다. “CCTV 영상이 있으면 못 나갈 기사가 나가는 경우도 있다”는 게 방송 기자들의 말이다.
영상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데다가 MBC의 주말뉴스 8시 이동 이후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때 경쟁사에 교통사고 블랙박스 영상이 자주 방송되자 타사에서는 “저걸 어떻게 구했을까. 우리도 혹시 블랙박스 인터넷 동호회가 있는 게 아닌지 찾아봐야 하는 거 아니냐”는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가 오갔다고도 한다.
한 방송사의 중견 기자는 “CCTV 영상을 보면 ‘이건 문제 소지가 있겠구나’ 느낌이 오는 게 있다”며 “그래도 어느 정도 감수하면서 내기도 하고 ‘이 정도는 괜찮겠지’하는 불감증이 발동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뾰족한 대책은 아직 떠오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제작진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또 다른 방송사의 중견 기자는 “보도국 내에 CCTV 영상 활용을 엄격히 판단하는 기준이 생겨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방송사의 사회부 기자는 “1차적으로 발제를 하는 기자가 CCTV 활용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