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자사 관련 가십기사인 ‘대한항공 CF 지독한 불운(3월17일자)’을 쓴 스포츠서울 취재기자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하자 여행담당 기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한국여행기자포럼(회장 손원천․서울신문 문화부)은 25일 성명을 내고 “대한항공은 기자를 핍박하고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를 속히 중단해야 한다”며 “한국여행기자포럼 회원 모두는 대한항공의 부당한 언론탄압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
한국여행기자포럼은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스포츠신문, 경제신문 여행담당 기자 30여명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대한항공 측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등 기사의 구제를 위한 통상적인 경로를 거치지 않고 곧장 형사고발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점, 기자 개인 앞으로 절독한 신문 2천4백부 가량을 착불 형식으로 보냈다는 점 등 거대 기업이 상식 이하의 방법으로 기자 개인을 핍박하고 있다는 것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대한항공 측이 고발 당사자에 이모 기자의 소속 회사를 뺀 것도 이 기자를 고립시킨 뒤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여행기자포럼은 “대한항공 측이 원하는 대로 이번 사태가 귀결된다면 이제 누가 대한항공에 쓴 소리를 할 수 있겠느냐”며 “이번 사태에서 보듯 기업들이 돈을 앞세워 사사건건 명예훼손 등의 고소 고발을 자행할 경우 기자들의 자기검열은 강화되고 취재활동 또한 심각하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 측은 지난 3월22일 가십기사를 쓴 취재기자를 형사고발했으며, 이 기자는 지난 4월 말 검찰조사를 받았다.
기사의 내용은 일본, 미국, 중국, 호주, 뉴질랜드 등 대한항공이 광고를 찍은 5개국에서 공교롭게도 쓰나미, 원전폭발, 지진 등 대형 재난이 일어나는 등 잇단 우연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는 광고계의 입소문을 바탕으로 한 가십성 기사로 조양호 회장의 3녀인 조현민 통합커뮤니케이션(IMC) 상무가 5편의 광고를 진두지휘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손원천(서울신문) 한국여행기자포럼 회장은 “상식적이고 통상적인 언론중재라는 시스템이 있는데도 형사고발, 형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언론 탄압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며 “거대기업이 기사에 대해 사사건건 법적 소송을 제기한다면 기자들의 자기검열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비판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