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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중' 줄줄이 오보 '망신'

정부 정보력 부재·언론사 과열 경쟁 원인
타사 탓·정부 탓 말고 이중·삼중 확인해야

김창남 기자  2011.05.25 15: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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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이 2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북한의 2인자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브리핑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날 오후 5시쯤 중국 정부가 공식 수행단 명단을 발표하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뉴시스)  
 
‘북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방중 논란’은 20일 첫 보도 이후 8시30여 분 만인 오후 5시쯤 중국 정부가 방중 공식 수행단 명단을 발표하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이번 오보는 유일한 취재원인 정부의 정보력 부재와 언론사 간 과열경쟁이 주요 원인이 됐다.
더구나 청와대는 지난해 3월3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놓고 오보 소동을 겪은 바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 신문은 지면을 통해 이번 오보의 원인이 청와대 등 정부 부처의 섣부른 판단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경향 손제민 기자는 23일자 8면 기자메모에서 “당시 외교통상부·통일부 당국자들은 신중했다. 하나같이 ‘열차가 갔는데, 그 안에 누가 탔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답변이었다”면서 “그런데 정작 가장 많은 정보와 책임을 가진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그릇된 정보를 유출함으로써 생긴 혼란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국민은 21일자 ‘전 세계 오보 해프닝’(3면)을 통해 “이번 해프닝은 한·중 정부와 언론의 ‘3자 합작품’ 성격이 짙다. 우선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김정은을 지속적으로 초청했다”며 “여기에 언론의 속보경쟁과 우리 정부의 섣부른 ‘확인’이 맞물리면서 소동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라고 밝혔다.
동아는 같은 날 ‘정부 정보력 부재가 ‘김정은 방중’오보 불렀다’(3면)에서 “우리 정부의 정보수집 능력 부재도 오보 사태의 주요 원인이었다”며 “연합뉴스는 이날 오전 9시14분 ‘김정은 투먼 통해 방중’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집단 오보의 시작이었다”고 보도했다.

조선도 이날 ‘청와대·정부·언론 하루 종일 확인 소동’(3면)을 통해 “청와대, 외교부, 국가정보원 등의 정부 부처와 언론은 20일 온종일 김정일·김정은 부자의 방중 여부를 놓고 오락가락했다”며 “이에 따라 석간신문들과 각국의 통신·방송사들이 일제히 ‘김정은이 첫 단독 방중’을 기정사실화해 보도했다”고 밝혔다.

중앙은 이날 ‘“김정은, 투먼 거쳐 방중” 오보 소동’(5면)에서 “해프닝은 19일 밤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정보를 날리면서 시작됐다. 중국 포털사이트 ‘QQ닷컴’의 마이크로블로그(중국판 트윗)에 김정일의 아들이 중국에 왔다”며 “김 위원장이 지난해 5월과 8월 두 차례 중국을 방문한 데다 중국이 김정은을 공식 초청한 상태여서 언론은 지난해 말부터 김정은의 방중에 초점을 맞춰 왔다. 허를 찔린 셈이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오보 과정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20일 ‘김정은 투먼 통해 전격 방중’을 보도했던 내일신문은 23일자 ‘‘김정은 전격방중 오보’ 사과드립니다’(6면)에서 “김정은 방중을 기정사실화 해놓고 집단최면에 빠져 사실을 끝까지 확인하지 못한 언론, 즉 내일신문에 최종 책임이 있다”며 “국내 언론이 추측성 기사로 춤을 출 때 외국 언론들이 이중, 삼중 확인취재를 위해 침묵하고 있었다는 점도 뼈아프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관계자는 “기자들이 이번 사안을 크로스체크 할 수 있는 곳은 정보 당국자 밖에 없었다”며 “남북관계와 한·중관계 등의 악화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 북한전문 기자는 “경마식 보도에 대해 진중해야 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남북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북한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언론의 정도라고 보기 힘들다”면서 “그러나 자사의 관점이 섞여 나오는 필요 이상 과열경쟁은 각 사마다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