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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스트레스도, 아픔도 없이 행복하시길

故현창흡 머니투데이 부국장 추도문

머니투데이 김형진 기자  2011.05.25 1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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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현창흡 부국장  
 
2001년 5월 현창흡 부국장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한국일보 편집부에서 이름이 높았던 고인은 당시 머니투데이로 자리를 옮겨 신문 창간 작업을 최일선에서 지휘하고 계셨습니다. “머니투데이에서 오프라인 신문을 창간합니다. 그래서 편집기자를 뽑습니다.” 국장님은 그렇게 태혁이, 연기, 선영이, 아미, 민경이, 은정이, 그리고 저를 공채 4기로 뽑아주셨습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려는데, 눈물이 앞을 가려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대신 국장님의 한숨 소리만 크게 들립니다. 편집 데스크 자리에 앉아 후배들의 대장쇄를 받았을 때 내쉬는 한숨입니다.

까다로운 기사를 만나 무슨 소리인 줄도 모를 제목을 뽑아도, 국장님은 화 한번 내지 않으셨습니다. 들리는 건 한숨뿐이었습니다. 까마득한 후배들이 행여 마음의 상처를 받고 기라도 죽을까봐, 국장님은 제목 수정에 신중을 기하셨습니다. 펜으로 또박또박 대장쇄에 써 주신 수정 제목은 부하직원을 아끼고 존중하는 사랑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렇게 하지 마셨어야 했습니다. 다른 회사의 다른 편집부장님들처럼 못한 건 못했다고, 어설픈 건 어설프다고 직설적으로 표현하셨어야 했습니다.

국장님, 죄송한 마음에 눈물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죽음을 부르는 스트레스가 국장님의 심부와 폐부를 찌르는 것도 모른 채, 부족한 후배들은 혼나지 않았다며 안도의 한숨만 내쉬었습니다.

생전 ‘대망’이란 책을 읽고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는 국장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그러셨습니까? 일본 통일의 기틀을 잡은 오다 노부나가처럼 49세라는, 죽음과는 거리가 먼 나이에 불꽃같은 삶을 홀연히 마감하셨습니까? 이제 반석 위에 선 편집부의 과실을 남은 후배들에게 온전히 남겨둔 채, 국장님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고된 작업만 마무리하시고 그렇게 떠나셨습니까?

제목에 자신이 없고 레이아웃이 막힐 때, 이제 저희는 누구에게 도움을 구해야 합니까? 머니투데이 사이트의 그 많은 온라인 기사는 누가 있어 교통정리를 할 수 있습니까? 1년에 십 수 명씩 쏟아져 들어오는 견습기자들의 교육은 또 누가 국장님처럼 헌신적으로 할 수 있습니까?

국장님, 저희는 국장님께서 하늘나라에서 새로 만드는 신문의 창간작업 때문에 서둘러 가셨다고 생각합니다. 왜 국장님이 아니면 안 되는가, 신의 뜻이 몹시 서운하고 안타깝지만, 그곳에서 국장님이 머투에서 계실 때처럼 행복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현창흡 부국장님, 국장님께서 ‘하늘나라의 머니투데이’를 만들러 떠나셨는데, 주저없이 따라 나서 오른팔, 왼팔이 돼드리지 못하는 못난 후배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그곳에선 스트레스도 육신의 아픔도 없이 행복하시기만을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통합뉴스룸2부 김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