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제적 언론자유지수가 하락되고 있는 현 정부 들어 지방·비제작부서로 발령되는 등 ‘유배’가는 언론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사권은 경영진 고유 권한이나 구성원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정치적 배경이 의혹이 되는 게 큰 문제다. 대부분 사측에 비판적이어서 ‘괘씸죄’에 걸렸다는 것이다.
KBS는 2008년 ‘8·8 사태’ 이후 회오리가 불었다. 정연주 사장 해임을 위한 이사회를 저지하려 했던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소속 사원들이 새 사장이 온 다음달 대규모 인사 조치된 것이다.
KBS PD협회장을 지낸 양승동 PD를 비롯해 이강택 PD(현 언론노조 위원장), 최용수 PD 등이 지방 또는 비제작부서로 인사조치됐다. 탐사보도팀장에서 일반 팀원으로 강등됐던 김용진 기자는 부산총국으로 옮겨야 했다. 김 기자는 울산총국으로 다시 내려갔다가 회사를 비판하는 외고를 썼다는 이유로 정직 4개월 징계까지 받았다.
복귀 여부가 계속 쟁점이 되고 있는 김현석 기자는 지난해 초 춘천방송국으로 떠났다. 김 기자는 KBS기자협회장, KBS사원행동 공동대표를 지내면서 ‘관제 사장 반대’ 운동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사원행동에 참여했거나 노조 선거 과정에서 사측을 적극 비판했던 KBS 라디오 PD 5명의 지난해 초 지방 발령도 정치적 논란에 휘말렸다.
MBC는 주로 PD수첩에 집중됐다. 지난 3월 최승호 PD가 외주관리팀으로 발령돼 큰 노사 갈등을 빚었다. 최근 PD수첩 이우환 PD가 용인드라미아개발단, 시사교양국 PD들의 의견을 대표로 전달했던 한학수 PD가 경인지사로 인사 조치돼 불씨를 키웠다.
SBS는 지난해 초 박수택 환경전문기자가 논설위원실로 발령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비판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YTN은 인사 갈등이 법정까지 번졌다. 2009년 8월 노조에 적극 참여했던 기자 5명을 지방으로 보냈으나 법원은 노조가 낸 전보발령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듬해 초 역시 노조활동이 활발했던 5명의 기자들에게 다시 지방 발령이 났다. YTN은 이달에도 노조에 회사 간부 관련 ‘내부자 고발’을 한 법조팀 기자를 자회사로 파견 보내 보복 인사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
이밖에 눈에 드러나지 않는 인사 통제는 일상화됐다는 게 방송사 노조들의 생각이다. MBC노조의 한 관계자는 “PD수첩 건은 명백한 예이고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는 인사가 부지기수”며 “이제 인사는 하나의 통제 수단이 됐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 이강택 위원장은 “언론사가 이런 인권 유린 행위를 저지른다는 것은 국가의 이데올로기 장치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부당 인사에 저항하는 집단 불복종 운동을 조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