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기자·교양 PD 직군을 통합한 ‘방송 저널리스트’라는 제도를 도입해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다.
애초 기자·PD의 벽을 없애 새로운 방송환경에 맞는 인력을 키운다는 취지로 시행됐으나 현장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올해 저널리스트로 선발된 인원은 모두 16명. 현재는 8개 지역총국에 2명씩 분산돼 근무 중이다. 일단 6개월씩 나눠 기자, PD로 생활하며 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은 1~5년간 지역에서 근무한 뒤 실무 평가 결과에 따라 직종을 배정받는다. 근무지역도 서울을 포함해 재배치될 예정이다.
문제는 저널리스트들의 지역 근무 기간이 불확실한 데다가, 다수가 서울에서 일하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제도를 도입한 경영진의 생각과 지역총국의 실정이 다른 점도 논란거리다.
이 같은 문제점 때문에 KBS 내에서는 “현 사장 임기가 끝나면 폐지될지도 모르는 제도”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사장의 평소 지론에 따라 도입된 제도이기 때문이다.
저널리스트들은 지역 근무를 떠나기 전 김인규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1~5년 지역 근무 기간 단축”을 건의했으며 김 사장은 3년 이내에 배정을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결국 전원 서울로 올라올 것”이라는 언질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장의 혼란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역총국은 이들의 근무기간을 확실히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이러다보니 저널리스트 당사자는 물론 지역총국 구성원들도 서로 마음을 붙이지 못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저널리스트는 떠날 날만 기다리고, 지역총국 선배 기자·PD들은 “어차피 마음이 다른 곳에 가있다”며 조직원으로서 애정을 쏟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지역총국의 기자는 “5년 혹은 2년이라는 말도 있고, 저널리스트로 온 신입사원이 지역총국에 언제까지 일할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없다”며 “저널리스트들도 자기가 원하는 직종이 따로 있고 내심 서울 근무를 선호하는 듯해 본인도, 조직도 서로 정을 못 붙이는 상태”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인력 운영을 희망하는 지역총국은 일정 기간만 근무할 방송저널리스트가 문제점 해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가르쳐놓으면 곧 떠날 사람”이라는 것이다.
지역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한 방송저널리스트도 “기자와 PD를 골고루 경험해본다는 것은 좋은 기회이나 직종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보니 조직 적응에 어려운 점이 많다”며 “제도를 도입한 경영진과 지역총국과의 인식 차이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 중 실수를 하면 “너는 다른 직종을 원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선배들의 따가운 시선도 고충이라고 털어놓는다.
또 다른 방송저널리스트는 “방송저널리스트가 갖고 있는 불확실성은 당사자들을 불안하게 할 뿐 아니라 지역총국의 경쟁력에도 해를 끼칠지 모른다”며 “우리는 서울 가고 싶어 안달난 것도 아니고 기자, PD 중 편한 대로 골라가려는 생각도 없다. 그저 우리의 삶이 납득할 만한 기준과 제도에 따라 전개되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