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민사 15부(부장판사 김용빈)가 지난 15일 YTN 해직기자 중 3명에 대한 사측의 해고 조치가 정당하다고 판결한 데 대해 언론계가 성명서를 통해 강력 성토했다.
한국기자협회(회장 우장균)는 18일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 등 3명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는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언론탄압’과 ‘언론 민주주의 압살’을 동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YTN 해직기자들도 이날 이번 판결에 대해 ‘언론자유 및 공정보도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5일 항소심 판결에서 YTN 해직자 6명 중 노종면‧현덕수‧조승호 기자에 대한 YTN 해고가 정당했다고 판결했다.
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에서 “서울고법이 1심판결의 뜻을 송두리째 무시하고 언론 탄압과 언론민주주의 압살에 동조하는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며 “이명박 대통령 후보선거 캠프에서 언론특보로 활동한 정치인이자 정당인이 공정성이 생명인 언론사에 사장으로 취임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언론인인 기자의 책무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기협은 이어 “한국기자협회의 제1강령도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어떠한 압제에도 뭉쳐 싸운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며 “서울고법의 이번 판결로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당장 올해부터 언론인들이 언론사 사장이 되려고 특정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를 아무 거리낌 없이 들어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기자협회는 “재판부가 해고 기자 복직이라는 조정안을 내놓고,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측이 원하는 판결을 내린 것은 사법윤리를 저버린 ‘법리사기극’이라고 밖에 이해할 수 없다”며 “한국기자협회 8천여명의 회원들은 일신의 영달을 위해 정권의 눈치를 보는 재판부의 판단보다 푸른 민주주의 역사의 심판을 오직 두려워 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해직기자들도 이날 “1심 재판부는 원고들의 행위에 대해 ‘YTN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공적 이익을 도모하려는 동기에서 비롯된 것’임을 참작하여 해고가 부당했다고 판결했다”면서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언론의 중립을 위한 언론인의 책무를 의견 표명과 주의 촉구 정도에 한정했다. 이는 언론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많은 희생과 노력 위에서 지켜져 왔는지를 간과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6명 전원의 복직을 담은 화해권고결정문’과 ‘3명의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문’이 한 재판부에서 불과 한 달 사이에 작성된 셈인데, 재판부의 입장을 존중했던 해직자들로서는 재판부의 그러한 돌변을 쉽게 납득할 수 없다. 재판부는 한 입으로 두 말을 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더구나 해직기자들은 이번 판결이 2009년 12월10일 선고된 형사 사건 확정 판결문에서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고형이 아닌 벌금형 선고는 적절하다’고 명시한 점과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해직기자들은 “해고는 부당하다는 취지로 벌금형에 그치는 (형사)판결을 선고하였던 것인데 반해 민사 소송의 2심 법원은 그러한 취지를 무시하고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선고했다”며 “이는 그 재판부가 스스로 밝혔던 형사 확정 판결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판결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해직기자들은 3명에 대한 해고가 정당한 이유로 든 ‘의사결정 주도’와 관련해서도 “원고들은 주주총회의 부당성에 공감하고 조합원으로서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였을 뿐 노조의 의사 결정을 주도하지 않았다”며 “주주총회 저지 방침은 철저히 당시 노조 집행부에서 정해졌다. 원고들은 집행부원이 아니었음은 물론이고 관련 회의에 참석한 사실조차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YTN노조(위원장 김종욱)는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노조 집행부는 그러나 재판 과정을 비춰볼 때 판결 내용에 대해 강한 의구심과 함께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6명 전원 복직을 전제로 한 조정안을 제시하고 화해 권고까지 적극 추진했던 재판부가, 왜 갑자기 전혀 다른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이강택)도 이날 성명에서 “공정방송을 위해, 언론인의 양심에 따라 행동한 사람을 표적 징계하고 축출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비호하고, 이후 언론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심대하게 훼손시킬 이번 판결을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