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해 9월 ‘화이트스페이스’(TV유휴대역)를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화이트스페이스 개방을 줄곧 주장했던 구글은 사용권까지 얻었다. 기존 와이파이서비스보다 저렴하고 강력한 무선인터넷서비스인 ‘슈퍼 와이파이’를 구축할 계획이어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화이트스페이스 개방을 결정한 뒤부터 방송통신위원회도 이를 추진하기 시작, 본격적으로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방통위는 도입 정책 마련을 위해 다음 달까지 수요조사를 실시,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발굴하고 6월까지 실험서비스 수행기관을 선정하겠다고 7일 밝혔다. 선정된 수행기관은 화이트스페이스에 맞는 장비를 준비해 11월 실험서비스를 실시하며, 방통위는 올해 12월에 TV 유휴대역 활용에 대한 종합적인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서비스 시작은 2014년쯤으로 예상된다.
이에 KT 등 국내 통신사는 물론 소방방재청 등 공공기관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화이트스페이스 사용권을 가지면 슈퍼와이파이, 재난정보, 지역정보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게다가 주파수를 무료로 쓸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문제는 기존 TV대역을 사용하던 1차 사용자, 지상파 방송사들의 입장이다.
지상파 역시 디지털 전환에 많은 주파수 대역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채택한 미국식 전송방식의 특징이다. 방송사의 디지털 환경은 물론 일반 가정도 안테나로 디지털 신호를 수신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이 완전히 끝난 뒤 남는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풀HD, UHD(울트라HD), 3D TV 등 차세대 서비스 등을 실현하려면 더 많은 주파수 대역이 필요하다. 난시청 지역 해소에도 쓰인다.
지상파의 주파수는 일종의 공공재 성격을 갖는데 이를 경제 효과 및 상업적 목적을 우선으로 허용하는 것은 산업 중심 논리에 기운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화이트스페이스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은 2012년 디지털TV 전환은 물론 이동통신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방송 등 기존 서비스를 보호하기 위해 2012년까지 방송사 등 이해관계자와 각계 전문가의 의견 수렴 및 실험검증을 통해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채수현 언론연대 정책위원은 “화이트스페이스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필요는 있으나 정부가 세워놓은 일정은 조급한 감이 있다”며 “주파수를 방송 등 공공서비스를 위해 먼저 쓰고 여력이 있을 때 다른 용도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화이트 스페이스란? TV방송용으로 할당된 1GHz 미만의 주파수에서 지역별로 사용되고 있지 않는 대역을 말한다. TV방송을 위해 사용하는 대역이라 품질이 우수하다. 주파수가 닿는 거리도 더 멀고 건물·지하 투과율도 뛰어나다. 우리나라는 2012년 DTV 전환 이후 할당되는 2번에서 51번 채널 사이의 주파수 대역에서 화이트스페이스가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