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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편지로 진실 덮지 말라"

언론·시민단체, 장자연 사건 재수사·진실규명 요구

민왕기 기자  2011.03.23 17: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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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민우회 등 시민 사회단체 회원들이 고(故) 장자연 사건 재수사 및 가해자 처벌 촉구 선전전을 하고 있다. (뉴시스)  
 
SBS가 보도한 ‘장자연 편지’가 가짜로 판명 났지만 시민단체와 야당 등은 여전히 이 사건의 재조사와 진실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실은 22일 오전 ‘장자연 사건과 언론보도’라는 제목의 긴급토론회에서 소극적 언론보도를 비판하며 진실을 파헤쳐 줄 것을 요구했다.

이정희 의원은 이날 “SBS가 공개했던 편지가 진짜였든, 조작이었든 중요한 것은 여전히 그녀를 죽게 만든 세력들을 단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언론이 봐야 할 것은 정의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라고 말했다.

김유진 민언련 사무처장도 이날 “SBS의 보도 이후 대부분의 언론들은 ‘실체적 진실 규명’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만약 언론이 추악한 성상납의 진실을 밝히는 일에 의지가 있었다면 장 씨 사건을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를 짚어보고 적극적인 추가 취재에 나서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09년 경찰 수사의 문제점 및 부실수사 실태 △경찰은 왜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나 △성상납 압력 등 여성연예인들의 인권침해 실태 △SBS가 보도한 편지 내용의 신빙성 △사건에 대한 추가 정보와 증언, 의혹 제기 등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김 처장은 이와 관련해 KBS와 MBC 등이 경찰 발표만 중계 보도했으며, 신문의 경우도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보도를 한 곳은 한겨레 등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는 “국과수의 필적감정 결과로 장자연 사건이 마무리된다면 언론과 검경은 우리 사회에 왜 존재해야 하는 것이냐”며 “조선일보가 자사 보도로 밝힌 ‘스포츠조선 전 사장’에 대한 경찰 수사 및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17일 사설 ‘장자연 편지 소동이 남긴 것’에서 “비록 이번 편지가 가짜로 드러나기는 했지만 이것이 경찰의 장씨 사건에 대한 부실수사를 정당화시키지는 않는다”며 재수사를 촉구했다.

경향은 “최근 이 사건의 한 참고인은 당시 수사 과정에서 유력언론사 사주 집안의 인사 이름이 거론됐으나 수사 기록 어디에도 그의 이름이 없다고 증언했다”며 “경찰은 범죄혐의를 입증하는 새로운 단서가 나오면 재수사에 나서겠다고 했는데, 이것 또한 새로운 단서라 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언론개혁시민연대는 18일 삼성 X파일 사건과 장자연 사건과 관련한 논평을 내고 “기자라는 신분이 사회적으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계층으로 전락했지만,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언론 자유와 진실 보도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활약해 온 두 기자(MBC 이상호, SBS 우상욱 기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