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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참사·리비아 공습…국제부 초비상

"한 달 두 번 하던 야근 사흘에 한번" 업무량 폭증

장우성 기자  2011.03.23 0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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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현지시간) 리비아 동부 벵가지 외곽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친정부군이 퇴각하자 반군들이 기뻐하고 있다. 미군은 이날 영국과 함께 리비아 해안지역 20여 곳에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112발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AP/뉴시스)  
 
‘이집트-뉴질랜드-리비아-일본, 다시 리비아.’
요즘 언론사 국제부는 항상 비상 상태다. 올해 들어 이집트 등 중동 민주화 시위, 뉴질랜드 대지진, 리비아 공습, 일본 대지진 등 초대형 국제뉴스가 연달아 터지고 있어서다. “요즘처럼 국제뉴스가 신문 1면과 방송뉴스 톱을 장식하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 대지진 이후 모든 언론사 국제부는 ‘강행군’에 돌입했다. 기존 조근, 일근, 야근 체제가 사실상 무너졌다. 한 방송사 국제부는 한 사람당 한 달에 두 번 정도 하던 야근이 올해는 3일에 한 번씩 돌아올 정도로 바빠졌다. 신문사 국제부 기자들은 강판한 뒤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어 “이러다 과로사하겠다”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 신문사는 국제부원 전원이 매일 자정이 가까워져서 퇴근한다. 물론 그때부터 야근자는 남는다.

이집트 등 중동·아프리카 시민혁명과 리비아 공습의 경우 야근 기자들은 화장실 가기도 신경 쓰인다. 시차가 7시간이라 우리 시간으로 한밤중에도 그 지역은 일이 터지기 때문이다. 평소 새벽에는 단신 스트레이트 기삿거리를 찾던 정도였던 것에 비해 요즘은 AP 등 통신과 CNN 등에서 관련 보도가 봇물 터지듯 쏟아진다.

낮에는 일본 대지진, 밤에는 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을 주시하느라 국제부는 낮밤을 가리지 않고 북적거린다. 언제 원자로에 긴급상황이 터질지, 언제 다국적군이 폭격을 할지 모른다.

한 신문사 국제부 기자는 “2년 사이 터질 일이 두 달 안에 다 터진 것 같다”며 “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이 동시에 일어난 격이라고 보면 된다”고 털어놨다.

이슈가 많아지자 타 부서에서 지원을 나오는 기자들도 늘어났다. 많게는 기존 국제부 인력의 2~3배가량이 다른 부서에서 지원된 언론사도 있다. 그러나 국제부 기자들의 일거리는 크게 줄지 않는다. 지원 인력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것도 국제부의 몫이기 때문.

한 방송사의 국제부 기자는 “국제부는 내근이라 좀 쉬어가는 곳이라는 생각들이 사실 많았다”며 “요즘은 예기치 않은 일이 동시다발로 터지니 그것도 옛얘기”고 말했다.

특파원들도 한계치에 이르렀다. 특히 유럽 지역 특파원들의 일이 폭증했다. 대부분 방송사가 파리, 런던 특파원을 중동 민주화 시위 취재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대형 국제 이슈가 연달아 터지면서 ‘전문가 기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동 사태는 정치·역사적 배경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이는 충실한 보도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방송의 경우 좋은 외신 기사나 그림(영상)을 발굴하는 데도 배경지식이 없으면 ‘있는데도 몰라서 못 쓰는’ 일도 허다하다는 지적이다.

외부 전문가에 의존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리비아 같은 나라는 국내 전문가가 거의 없을 정도. 일본 지진 취재는 다행히 과학전문기자가 있으면 국제부가 큰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또 다른 방송사의 국제부 기자는 “무엇보다 힘든 점은 모든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일본 대지진과 리비아 공습이 잠잠해지더라도, 요즘 같아서는 세계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