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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상 역대 첫 2관왕 영광

[시선집중 이 사람]대전MBC 고병권 기자

장우성 기자  2011.02.23 14: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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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MBC 고병권 기자  
 
1967년 제정된 한국기자상은 올해로 42회째를 맞는다. 그동안 기자가 2개 이상 부문의 상을 차지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태안 군용보트 전복사고’(지역취재보도) ‘특별기획 다큐 50부작 하늘동네 이야기’(지역기획보도)로 쾌거를 올린 고병권 대전MBC 기자는 한국기자상 역대 첫 2관왕으로 기록됐다.

“놀랐습니다. 후보작에 올랐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았어요. 지난해 이달의기자상 두 번 받은 것만도 영광이었는데…. 모두 선배들이 잘 이끌어주신 덕분입니다. 임소정 기자와도 기쁨을 같이 하고 싶습니다.”

물론 대전MBC 선배 기자들과 공동 수상이다. 그러나 두 부문에 모두 이름을 올린 사람은 고병권 기자와 입사 동기인 임소정 기자 둘 뿐이다. 임 기자는 최근 서울MBC로 자리를 옮겨 고 기자가 홀로 지역 현장을 누비고 있다.

‘하늘동네 이야기’는 고 기자를 비롯한 취재진의 땀 냄새가 물씬한 작품이다. 대전의 달동네 대동 주민의 삶을 50부작에 걸쳐 조명했다. 무엇보다 취재원들의 마음의 문을 열기가 어려웠다. 매일 그 마을에 출근하다시피 하니 주말도, 휴일도 없어졌다. ‘하늘동네 이야기’는 그만큼 열매를 안겨줬다. 전현직 지역언론인 모임 ‘목요언론인클럽’ 2010년 대상은 물론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도 수상했다. 방송대상 상금 5백만원은 모두 대전 사회복지공동기금에 기부해 더욱 뜻 깊었다. 한국기사상 상금도 기금에 기탁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 ‘사람’이 보람으로 남았다고 했다. “처음에는 취재진을 불신하셨던 마을 주민이나 후원인들 모두 이제는 정말 소중한 사이가 됐습니다. 앞으로도 잊지 않고 하늘동네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도하고 싶습니다.”

고 기자는 한국기자상 수상작 외에도 ‘KTSC 불법도청 사건’ ‘특수검진기관의 검은 덫’ 등 굵직한 보도를 적지않게 해냈다. 대전MBC의 뉴스를 보면 그가 궂은일을 도맡아하고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2006년 입사, 올해 6년차이지만 아직 후배가 없는 ‘만년 막내’다. 경찰서, 검찰, 법원, 소방서 등을 수많은 출입처를 담당하며 사건 보도하랴, 기획 보도하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그래도 고 기자는 기자 생활이 보람되고 재미있기만 하단다.

“기자는 다른 어떤 직업보다 자랑스러운 일이에요. 일하는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아무리 돈을 훨씬 많이 버는 직업이 있더라도 기자를 택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사범대 출신인 그가 기자의 길을 선택한 데는 사연이 있다. 대학 1학년 때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전남 영광 지역에 자원활동을 갔다. 그런데 깜짝 놀랐다. 가보니 고통받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언론은 물론 서울의 언론들도 침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이런 숨겨진 진실을 알릴 수 있는 사람은 기자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로부터 7년 후, ‘대학생 고병권’은 어엿한 기자가 됐다.

충남 대천에서 태어나 천안에서 자란 그는 ‘충청도 사나이’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역언론에 대한 사명감도 크다. “지역 기자 생활을 해보니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서울 중심인지를 새삼 깨닫게 됐어요. 지역분권의 필요성을 알리는 지역기자의 역할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