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시행하고 있는 사원 평가제도가 사내 구성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MBC는 하반기 사원 개인평가에서 전체 사원의 5%에 해당하는 70여명에게 최하등급인 ‘R' 등급을 주기로 하고 지난달 20일부터 평가에 들어가 개인에게 등급을 1차 통보했다. 이번 평가는 경영진의 방침으로 등급 인원수를 못 박은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사내에서는 평가 기준이 모호하고 평가 간부들이 ‘머리수’를 맞추기 위해 무리를 하는 사례가 다수 드러나 비판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13일 발행한 특보에 따르면 R등급 대상자에는 입사 직후 특종을 여러 차례 터뜨린 막내 기자를 비롯해 취재 중 부상을 당해 3주간 현장을 불가피하게 떠나야했던 촬영기자도 포함됐다.
부서가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아 적응 단계였던 사원은 물론 지난해 사장의 업무지시에 부당성을 제기했던 한 부서는 부서원 4명 중 3명이 R등급을 받았다.
MBC 기자회는 14일 성명을 내고 “또다시 ‘R'이 우리 일터를 쪼개놓고 MBC의 현장에 자조섞인 한숨이 가득하다”며 “실익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이 제도를 계속 시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기자회는 △이번 R등급 평가 무효화 △R등급 강제할당제를 폐지 및 합리적 평가제도의 마련 등을 요구했다.
MBC의 한 기자는 “연차가 높은 사원들에게 R등급을 주면 만약 경영 위기가 올 경우 퇴직 1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든 할당을 채워야하는 평가자들이 일회성으로 좋지않은 평가를 받더라도 당분간 고용은 보장된 젊은 사원들에게 짐을 대신 지우는 고육책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일부 선임급 사원들이 "후배 대신 우리가 R등급을 받겠다"고 자처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사측은 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이진숙 홍보국장은 “R등급 뿐 아니라 최고 평가인 S등급도 인원을 할당했으며 평가자들이 최선의 기준과 양심에 따라 평가를 한 것으로 안다”며 “평가대상자는 얼마든지 제도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측은 개별적으로 이의 신청을 받은 뒤 16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평가 등급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