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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신년좌담회 비판 봇물

언론노조·야당 "즉각 중단"…조선 "희한한 소통"

장우성 기자  2011.01.31 15: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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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지상파 방송 3사를 통해 방송 예정인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 방송좌담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좌담회를 청와대가 주도하면서 방송사들의 참여가 배제돼 일방통행식 홍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제대로 된 기자회견은 한번도 없었다는 점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는 31일 청와대 인근인 서울 청운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상파 3사를 통해 생중계 예정인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 좌담회 '대통령과의 대화, 2011 대한민국은!'의 방송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청와대가 대담자 선정과 방송 대본 작성은 물론, 제목의 느낌표 하나조차 손대지 말라고 했다고 들린다”며 “낙하산 사장 투하에 이어 해고·징계 등 언론인에 대한 직접 탄압과 비판적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검열’의 일상화로 방송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자신감이, 이제는 국민의 눈과 귀까지 장악하겠다는 오만으로 표출됐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청와대에 “진정 국민과 소통하고 싶다면 짜여진 각본 하에서 진행되는 한바탕 쇼가 아닌, 열린 광장에서 국민 누구나와 터놓고 이야기하라”고 요구했다.


지상파 3사에 대해서는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내팽겨친 채 충성경쟁에 매달려 스스로 국정홍보방송임을 자처하고 나선 모습이 부끄럽지 않은가”라며 “당장 홍보성 강제 중계방송을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28일자 사설 ‘대통령 취임 3년에 진짜 기자회견 몇 번 있었나’에서 이 대통령의 소통 방식을 문제삼았다.


조선일보는 이 사설에서 “이번 행사가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는 일환'이라고 했다. 보다 보니 별 희한한 국민 소통을 다 보겠다”며 “좌담회 주최를 청와대가 하고, 토론 주제도 모두 청와대가 정한다고 하는데 질문 내용이라고 미리 조율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믿겠는가. 잇단 인사 파동, 여권 내 개헌 혼선, 민간인 사찰 의혹처럼 국민은 궁금해 하지만 청와대는 껄끄러워하는 문제들은 훑는 척하고 슬쩍 넘겨 버리거나 아예 피해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선은 “이 정부 들어선 해가 바뀌어도 국민에게 그 해의 국정 방향을 설명하고 국민의 동의와 이해를 구하는 신년 기자회견을 한 번도 갖지 않았다. 취임 후 3년 동안 기자회견이라고 이름 붙인 행사를 20여 차례 가졌지만 정상회담 정리 회견처럼 의례적인 것을 빼면 언론과 일문일답을 한 경우가 네댓 번밖에 안 된다”며 “ 이 정부 3년 내내 제대로 된 기자회견은 한 번도 없었던 셈”이라고 꼬집었다.

조선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임기간 해마다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고, 'TV 국민과의 대화'까지 가진 경우가 몇 번 있다. 두 사람이 각각 임기 5년 동안 기자회견 이름으로 가진 행사가 150여회”라며 “이 대통령이 '친구'라 부르는 오바마 대통령만 해도 지난해에만 27차례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대통령에게 묻고 추궁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대통령은 반드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 모든 질문에 답해야 한다. 기자가 묻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묻는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전 백악관 출입기자 헬렌 토머스의 말도 인용했다.

민주당도 31일 전현희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이번 신년좌담회는 청와대가 직접 기획하고 연출해서 방송사는 카메라와 중계차만 제공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고 한다”며 “홍보만 있고 소통이 없는 신년좌담회라면 차라리 그만두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도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씀만 하고 듣기 싫은 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이것은 일방적 통보지 소통이 아니다”라며 “또한 만약 2월1일 대통령이 방송을 실행한다면 제1야당 대표인 손학규 대표에게도 똑같은 방송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국회 문방위 소속 최문순 민주당 의원도 “그야말로 군사정권 시절에도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며 “청와대는 국민을 향해 일방통보 식의 홍보 방송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방송 3사 또한 언론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과 품격을 지켜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청와대는 “각 사안별로 국민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한 질문이 준비된 것으로 안다”며 “좌담회 결과를 보고 평가해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