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까지 국내에서 개봉된 영화 역대 관객 순위(서울 기준)를 따져보면 10위 안에 남북관계를 소재로 한 영화 5개가 들어가 있다. 3위 ‘태극기 휘날리며’(3백51만명), 4위 ‘실미도’(3백26만명), 7위 ‘공동경비구역 JSA’(2백51만명), 8위 ‘쉬리’(2백45만명), 9위 ‘웰컴 투 동막골’(2백44만명) 등이다. 지난해 선보인 ‘의형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을 지낸 이보경 MBC 라디오뉴스부장의 ‘남북영화 전성기’는 왜 우리 관객이 남북영화에 열광했는지 파고들어간다. 그 배경에는 정부의 영화산업 진흥과 자유화, 1998년부터 본격화된 남북화해정책이 있었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레드콤플렉스’에 대한 의문도 한몫했다. 일종의 ‘상대주의’ 적 시각 속에서 “사람들은 상상계의 억압된 반쪽을 회복”하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경직되는 남북관계, 스크린쿼터 축소가 빚은 한국영화 물적기초의 약화, 보수주의의 회귀, 민족화해 이미지에 무뎌진 대중 등 다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지난해 개봉된 ‘포화 속으로’의 복고주의가 하나의 현상이다. 남북영화의 역사는 어떤 운명을 맞이할까. 이 책은 엔딩크레디트처럼 의미심장한 의문부호를 걸어놓는다. -창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