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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 정치적 논란 끝이 없다

민감 현안 정부 비판보도 대부분…"자율심의 맡겨야"

장우성 기자  2011.01.19 13: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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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오는 5월로 출범 3주년을 맞는다. 한동안 잠잠하던 정치적 논란은 최근 추적60분 ‘천안함’ 편 경고 조치로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EBS ‘지식채널e’의 무상급식편도 민원이 제기돼 검토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3년 동안 보도 부문 심의에서 정치적 논란을 부른 사례들이 많다. 대부분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을 정부 비판적으로 다룬 보도라는 게 우선 공통점이다.

MBC PD수첩은 제재의 단골손님이었다. 출범 2개월째였던 2008년 7월16일 방통심의위는 PD수첩 ‘광우병’ 편에 대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의결했다. 서울지법 1심 승소 판결 뒤 내보낸 지난해 3월2일자 관련 방송에도 ‘권고’ 조처를 내렸다.

KBS 뉴스9는 2008년 5월21~22일에 방송한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 관련 보도가 문제가 돼 중징계인 ‘주의’를 받았다. “직접 이해당사자가 자사에 유리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보도했다”는 이유였다. 당시 감사원 특감은 정연주 전 사장을 퇴진시키기 위한 표적감사라는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월드컵 중계권 분쟁 당시 자사 입장 중심으로 보도한 KBS 뉴스9와 MBC뉴스데스크는 각각 권고와 의견제시 등 경징계 조처를 받았으며, 최근 KBS의 수신료 관련 보도에는 조처가 없었던 것과 대조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해 11월 ‘낙하산 사장 반대’ 과정에서 조합원 징계에 항의하며 앵커들이 검은색 정장을 입고 출연했던 YTN도 ‘시청사에 대한 사과’ 제재를 받았다.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국회 강행처리 시도에 언론노조가 총파업으로 대응했던 2008년 말 MBC 보도 프로그램들은 한꺼번에 제재를 받았다.

MBC 뉴스후는 2008년 12월과 1월의 미디어법 관련 보도로 최고 중징계인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받았다. 미디어법 찬성자들의 인터뷰가 상대적으로 적고, 진행자가 편파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였다. 이후 뉴스후는 ‘후플러스’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지난해 폐지됐다.

박혜진 MBC 뉴스데스크 앵커의 2008년 12월25일 “방송법의 내용은 물론 제대로 된 토론도 없는 절차에 찬성하기 어렵다”는 클로징 코멘트와 미디어법 관련 보도도 경고 조치됐다. 당시 미디어법을 아이템으로 다룬 MBC 시사매거진2580도 ‘권고’ 조처를 받았다.

법정 제재는 아니나 사유가 논란이 될 만한 경우도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인 2009년 5월24일 MBC 뉴스데스크는 유인태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인터뷰를 방송했다. 유 전 수석의 말에 취재기자가 고개를 끄덕이는 옆모습이 수초 동안 비쳤다. 방통심의위는 “일방에 치우친 것이며 공정성에 위배된다”며 ‘권고’ 조처를 내렸다.

논란 사례들에는 유사점이 지적된다. 대부분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 ‘공정성’ 항목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방통심의위의 2007~2009년 TV 보도교양 부문 심의의결 현황을 보면 이 항목 위반사유가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방통심의위 출범 전인 2007년 최다 위반사유는 ‘간접광고’(11건)였다. 공정성 항목은 3개에 그쳤다. 출범 후 2008년에는 7건, 2009년 10건으로 늘어났다가 지난해는 4건으로 주춤했다.

이에 대해 방통심의위의 관계자는 “옛 방송위와 달리 방통심의위는 심의 부분만 특화·독립된 기관으로서 성격 자체가 달라 비교가 적절하지 않다”며 “2008~2009년 보도 부문에서 제재가 많았던 것은 사회적 쟁점 사안 및 민원 제기 급증, 명백한 오보도 있었기 때문이며 2009년 8월 이후부터 올해 추적60분 ‘천안함’ 편 심의 전까지 공정성 관련 법정 제재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추적60분 건 등 심의 결정 내용에 대한 구체적 반박보다는 추상적 차원에서 비판하는 것도 수긍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여권 추천 6명, 야권 3명으로 구성될 수밖에 없는 방통심의위원의 구조상 보도 부문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또한 외설·폭력적 표현 등 청소년 유해성 내용을 제외하고는 자율심의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김경환 상지대 교수(언론광고학)는 “선진국은 대부분 시민사회나 방송사 자체의 자율심의 에 맡기며 외설·폭력적인 내용은 형법 등 관련법규로 규제한다”며 “언론중재제도, 방통위 방송평가, 국회 감시, 각종 법규 등 규제수단이 이미 존재하는데 심의위원회까지 나서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정치적 논란만 키울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