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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꺼지지 않은 광주의 등대

[우리부서를 소개합니다] 광주MBC 보도제작국 취재부

김인정 광주MBC 기자  2011.01.11 16: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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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수인 차장, 이계상 기자, 이재원 기자, 김철원 기자, 조현성 차장, 정용욱 기자, 박용백 취재부장, 김낙곤 기자, 김인정 기자.  
 
15년차 선배부터 1년차 막내기자까지
노련함과 패기 어우러진 ‘광주 지킴이들’


<광주MBC 보도제작국 취재부>
박용백 취재부장
정영팔 차장    김낙곤 차장
조현성 차장    한신구 차장
박수인 차장    윤근수 차장
이계상 기자    이재원 기자
정용욱 기자    김철원 기자
박용필 기자    김인정 기자


연기기둥이 보였다. 먹구름 같은 연기는 밀도가 높아보였다. 높은 지대에 자리 잡은 보도국은 전체가 커다란 창문으로 둘러싸여 있어 광주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나가봐라.” 불을 발견한 선배들에게 떠밀려 코흘리개 수습기자는 엉겁결에 현장에 나갔다.

공장화재. 큰불이었다. 현장에 가까이 다가가니 뜨거워서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취재가 끝나니 뉴스가 시작될 때까지 남은 시간은 한 시간. 화재현장에서 연기냄새를 잔뜩 묻혀온, 얼굴에는 검댕까지 들러붙은 수습기자는 서투르게 기사를 읽기 시작했다.

멀지 않은 곳에서 광주를 들여다보고, 더 가까이 다가가기. 난생처음 취재기자로서 현장을 책임지던 그 순간에는 몰랐지만, 그 첫 현장이 내가 생활하게 된 광주MBC 취재부의 은유였다. 광주를 조망할 수 있는 등대 같은 건물에서 우리는 늘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고 있다.

4대강 사업이 강행되는 영산강 죽산보 위로 포크레인이 지나갈 때, 5·18 30주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못하게 한 것에 반발한 사람들이 세찬 소나기를 맞으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때, 광주 한가운데 있는 아시아문화전당 공사현장이 무너져 도시에 구멍이 뚫렸을 때, 6·2 지방선거 개표방송에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었을 때, 연평도 포격이 이 지역에서 자란 젊은이의 목숨을 앗아갔을 때 우리는 여기에 있었다.

등대에 앉아 강 건너 불구경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어떤 지역방송국이나 사정은 마찬가지겠지만, 인원이 적다.

차장급들이 직접 현장을 뛴다. 녹슬 틈이 없다. 현장에서 연기냄새를 몰고 회사로 돌아오는 사람이 1년차 막내 기자만은 아니다. 15년차 기자가 사건 캡을 한다. 3선의원도 아니고 3선 사건캡이다. 적은 인원에서 사회부가 3명 중 1명꼴이기 때문에 연차가 높아져도 사건을 벗어나기는 힘들다.

장점도 있다. 경험이 풍부한 선배가 현장에서 그 노련함을 풀어내는 모습을 보며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점은 후배에게 복이다. 날마다 숨이 턱에 차게 모든 사람이 뛰기 때문인지, 사랑도 받는다. 로컬뉴스로 넘어오면 시청률은 오히려 더 높아진다.

이곳에는 사건을 뛰던 시절에 경찰 무전기를 가지고 있어 절대 물을 먹지 않았다는 무용담을 가지고 있는 유쾌한 박용백 취재부장을 비롯해 누구보다도 빠른 정보력과 추진력으로 시의 어젠다를 이끌어가는 정영팔 선배, 강단지고 시원시원한 성격이 단신 기사 하나에서도 제대로 드러나는 김낙곤 선배, 젊은 사고와 감수성, 친화력으로 광주 문화계에서 유명한 조현성 선배, 오랫동안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로 시청자와 직접 만나다 잠시 휴가에 들어간 ‘기러기 아빠’ 한신구 선배, 스마트하고 기사 잘 쓰기로 유명한 박수인 선배,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아웃사이더보다 빠른 오디오의 소유자 윤근수 선배, 밖에 나가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마당발 이계상 선배, 진심으로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귀를 가진 한국기자상 수상에 빛나는 이재원 선배, 하루에 잠을 2시간 자면서 사건을 뛸 정도로 근면하고, 토요일 아침에는 앵커까지 맡고 있는 일당백 정용욱 선배, 정의를 위해 싸우는 용사 같은 김철원 선배, 오랜 사건팀 생활로 어려운 취재를 밀고 나가는 힘에서는 따라갈 사람이 없는 박용필 선배, 아직도 덤벙거리고 실수연발이지만 재미있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철 안든 사건팀 막내 김인정 기자가 있다.

이곳은 24시간,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다. 꺼지지 않는 불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 우리가 여기에 있다고. 이곳을 지키고 있는 우리는 만나지 않아도 광주의 좋은 친구다. <김인정 광주MBC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