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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자본논리…생존 향한 무한경쟁

한정된 시장에 무더기 방송 출현 광고 쟁탈전
안착까지 불확실성 많아…"1~2개로 정리될 것"

김성후 기자  2010.12.31 11: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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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일 오전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 사업자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31일 종합편성채널에 4곳, 보도전문채널에 1곳이 선정되면서 미디어 간 생존경쟁이 격해질 전망이다. 방통위의 이번 종편 및 보도채널 선정은 기준을 충족하는 신문사에 방송 사업의 기회를 주고, 향후 경쟁에서 살아남는 매체 위주로 미디어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대부분 매체 타격 불가피
종편 진출에 성공한 동아, 조선, 중앙, 매일경제 등 신문사들은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무한경쟁에 내몰리게 됐다. 현재 방송 광고시장 규모를 감안할 경우 2개 이상의 종편은 생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매체와 마찬가지로 종편의 주된 수입원은 광고다. 국내 총광고비 규모가 8조원대로 정체된 상황에서 신생 종편에게 돌아갈 광고는 한정될 수밖에 없다.

종편이 생존경쟁을 시작하면 광고 시장은 피 튀기는 격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종편은 일단 케이블TV와 종교·지역방송의 광고를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 케이블TV 업계에선 종편으로 광고가 쏠릴 경우 케이블채널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한다. 방통위가 발표한 2009년 방송 사업자 재산현황에 따르면 2010년 케이블TV 광고비 총액은 7천700억원이다.

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부 교수는 “기존 신문사의 강력한 영업력에 종편이 카메라를 들이대고 강압적으로 영업을 한다면 지상파를 제외한 대부분 매체들이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할 수 있다”며 “광고·독자가 밀리는 중앙지도 적잖은 타격을 입고, 특히 지역언론은 빈사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출범 2~3년 후 흑자 목표”
올 하반기 개국하는 종편 방송사들은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통해 출범 2~3년 안에 흑자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방통위에 낸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조선 종편은 2013년, 중앙 종편은 2014년, 매경 종편은 2015년부터 영업이익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동아 종편은 2014년에 지상파 방송사와 대등한 채널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종편 진출에 성공한 A신문사 관계자는 “지상파처럼 방만하게 운영하면 다 망한다. 우리는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 훨씬 적은 인력으로도 수준 높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B신문사 관계자는 “방송시장 여건을 감안해 무리한 행보는 하지 않을 것이다. 최소 5년을 내다보면서 우선 채널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는 각 사마다 태스크포스를 가동하면서 종편 출현에 대비해왔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요즘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이 남다르다. SBS의 ‘시크릿가든’ 같은 히트작이 종편에서 몇 편 나올 경우 의외로 빨리 안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개국 초기에 드라마 몇 편 말아먹으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국내 방송시장은 180여개 채널이 약 3조원의 방송광고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레드오션(Red Ocean)’이다. 2002년 87%를 차지했던 지상파 방송의 광고점유율은 2009년 46%로 하락했다. ‘롤러코스터’, ‘슈퍼스타 K’와 같은 히트 작품을 만들어낸 케이블 TV의 tvN, 엠넷의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출범 당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던 DMB, 케이블TV 시장을 급속하게 잠식할 것이라는 IPTV의 사업성과도 부진하다. 신규 종편의 앞길에 고속도로만 뚫린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종편 종잣돈’을 위해 추진했던 KBS 수신료 인상은 실패했고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의지를 밝힌 ‘채널연번제’ 도입도 위헌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종편의 강력한 경쟁자인 지상파에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종편이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들이 곳곳에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럴 경우 출범 2~3년 안에 흑자를 내겠다는 종편 사업자들의 구상은 ‘장밋빛 청사진’에 그칠 공산이 크다. 종편 사업자들의 자본금은 적게는 3천100억원에서 4천100억원 수준이다. 종편의 지분을 30%까지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신문사들은 최소 1천억원 이상을 출자해야 한다. 종편이 수익모델을 찾지 못할 경우 신문사들은 경영난에 빠질 가능성이 적잖다.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사업자 선정에 정치의 논리가 개입됐다면 이제부턴 자본의 논리가 작동한다”며 “4개 모두 살아남지는 못하고 결국에는 1~2개로 정리될 것이다. 도태 사업자가 나오면 막강한 자본력을 갖고 있는 CJ가 인수합병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