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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60분 불방 청와대 외압 의혹"

KBS 새 노조 문건 공개…사측 "사실 아니다"

장우성 기자  2010.12.15 13: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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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추적60분 방송보류에 청와대 관계자의 외압이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추적60분 방송보류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엄경철 본부장.  
 
KBS 추적60분 ‘4대강’ 편 방송 보류 결정에 청와대 관계자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엄경철)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 입수한 KBS 보도국 정치외교부 정보보고 문건을 근거로 “추적60분 불방 외압의 배후가 청와대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작성된 것으로 기록돼 있는 ‘정치외교부 보고’라는 이름의 문건에 따르면 김연광 정무 1비서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사회통합위원회 연석회의 및 오찬에서 KBS 기자에게 추적60분 관련 발언을 했다.

“수신료 좀 분위기가 안 좋다. 물가 등 얘기 나온다. 거기에다 홍보 쪽은 물론이고 김두우 기획관리실장도 KBS가 천안함 추적60분 이어 경남도 소송 관련 추적60분을 하는 등 반정부적 이슈를 다룬다며 KBS가 왜 그러냐고 부정적인 보고를 했다. 그런 분위기도 참고해야 할 것 같다.”(문건 중 김 비서관의 발언)

새 노조는 성명을 내고 “이 같은 내용은 곧바로 정치부장을 통해 사측 간부들에게 전해졌으며 이 시점에서 사측은 곧바로 추적60분에 대한 불방 검토에 착수했다”며 “지난 3일 방송 내용도 전혀 모르는 보도본부장이 갑작스럽게 부사장에게 ‘추적60분 4대강 편’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불방 사태가 시작된 것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경철 본부장은 “이 문건은 보도국 기자 전체가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자와 부장, 보도국장, 본부장 선으로 보고된다”며 “사측의 공식적인 불방 이유가 빈약한 상태에서 방증 자료가 공개됐으니 이 때문에 불방됐다고 단정 가능하다”고 말했다.

엄 본부장은 “청와대 관계자의 수신료와 보도내용을 연계한 발언은 부적절하고 심각한 것”이라며 “약점을 잡고 지렛대로 삼겠다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KBS 사측은 13일 9시간30분 동안 진행된 노사 공정방송위원회에서 엄 본부장이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청와대 외압 증거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노조가 문건을 공개하자 “외압을 받은 적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측은 문건이 작성된 것은 사실이나 방송 보류 결정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KBS는 공식 입장을 내고 “외압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방송 보류는 방송심의 규정 등에 따른 지극히 자율적인 결정이었다”며 “외압 근거로 제시된 문건은 취재기자들이 통상 작성하는 단순 참고자료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정봉 보도본부장과 정지환 정치부장도 이날 KBS 내부정보망에 올린 글에서 “내부 정보보고 문건은 보도본부 내의 원활한 정보 공유를 위한 것이자 타 언론사에서도 필수적이고 보편적인 것으로 외압 주장의 증거가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추적60분 제작진은 일단 ‘4대강’ 편의 15일 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제작국 고위 관계자가 14일 제작진에 “방송을 차질없이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KBS는 “제작진이 낙동강 소송의 판결 내용을 검토해 프로그램 내용 중 일부를 보완·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본보는 김연광 비서관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