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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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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을 출입했던 모 일간지의 기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수행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해외연수를 떠나게 되니 출국 전에 박 전 대표에게 인사라도 할까 한다”고 뜻을 전했다. 연수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그는 뒤늦게 박 전 대표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꼽아보니 보좌관과 통화한 뒤 꼭 한 달 만이었다.
정치부 기자들에게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한 정치부 기자는 “당 대표라도 수소문하면 개인 연락처 정도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데 주위 기자들 중에서 박 전 대표의 핸드전화 번호를 아는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다”며 “공개된 일정 아니면 특별히 만날 기회도 없다”고 말했다.
어쩌다 국회 상임위나 당 일정이 있어 모습을 드러내도 “기자들이 질문해도 대부분 단답형 아니면 알듯 말듯 한 표정만 짓는다”며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서 다들 그러려니 한다”는 게 기자들의 반응이다.
유력 정치인들은 기자와 식사나 술자리 등 따로 비공식적 만남을 갖기도 한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공식 회식이나 기자 간담회 외에 기자들과 개별적 자리를 잘 마련하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 대표를 지낼 때 각 언론사들이 여기자들을 ‘전담 마크맨’으로 투입시켰으나 이후에도 관계가 지속된 경우는 드물 정도라고 한다. 그와 ‘통하는’ 기자는 박 전 대표를 오랫동안 담당해 온 한 중앙 종합일간지 기자가 손에 꼽힐 정도다.
이 때문에 “수행보좌관의 주가만 올려놨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보좌관이 연결시켜주지 않으면 박 전 대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길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정치부 기자는 “박 대표가 기자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것은 오래된 습성”이라며 “박정희 정권 시절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대신할 때부터 그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가 원칙과 신념은 강하나 기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만한 구체적 콘텐츠가 아직 마땅치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해석하는 기자도 있다.
이렇게 기자들과 거리를 유지하다 보니 장단점이 있다는 게 주변의 분석이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이 희소가치를 가지면서 “한번 말했다 하면 기사가 된다”는 것이다. 자의든, 타의든 일종의 ‘신비주의 전략’이 먹히는 셈이다. 그러나 한 언론사의 고위 간부는 “박 전 대표가 진정 국가 지도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언론뿐 아니라 국민 앞에 좀 더 진솔하게 자기 모습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