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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정치권 로비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도봉구 북부지검 청사의 전경. 고강도 수사를 증명하듯 밤이 깊어도 청사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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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서울 한 지방검찰청에서는 모 일간지 경찰 기자가 취재를 위해 출입 통제된 층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들키는 소동이 일어났다. 기자에 대한 조처는 없었으나 ‘침투’를 허용한 지검 방호원들이 ‘크게 깨졌다’는 후문이다.
경찰 기자들은 그럴 만도 하다는 표정이다. ‘동병상련’인 셈이다. 최근 들어 지검 발 대형 이슈가 연달아 터져 취재 경쟁이 뜨겁기 때문이다.
경찰 기자들은 “솔직한 이야기로 요즘 죽을 맛”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부지검은 태광, 한화 그룹 비자금, 북부지검은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 로비 의혹 수사를 벌이고 있어 기자들은 초긴장 상태다. 한술 더 떠 수사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서부지검을 출입하는 한 경찰 기자는 “요즘 휴대전화 액정에 (시경)캡 전화번호가 뜨면 ‘또 어디서 먼저 지검 기사를 썼구나’라고 생각한다”며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부와 남부지검은 아직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그러나 출입기자들은 “특수수사통인 지검장, 차장검사들이 취임한 후 경쟁이 붙을 조짐이라 우리도 안전지대가 아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검 출입은 대부분 2~3년차의 신참 경찰 기자들이 맡고 있다. 언론사당 지검별로 기껏해야 1~2명 정도다. 맡은 출입처가 많아 지검 역시 평소에는 일상적 점검을 하는 수준이다. 그러다 막상 큰 이슈가 터지면 취재가 어렵다. 경찰 기자의 조건상 꾸준히 출입처 관리를 해놓기 힘든 탓이다. 정치권 로비 수사 중인 북부지검 출입 기자들은 “아직 정치인 얼굴을 잘 몰라 수사를 받으러 와도 놓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일부 경찰 기자 사이에서는 “지검도 법조팀에서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성 있는 법조 기자들이 지검을 맡으면 취재도 훨씬 매끄러워질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처럼 큰 기삿거리가 항상 있는 것도 아니고 대검이 있는 서초동과 지리적인 문제도 있어 법조가 담당하기도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법조팀 역시 업무량이 과중한데 부담을 더 보탤 수 없다는 점도 있다.
이 같은 고민은 일선 기자들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법조언론인클럽은 서울 4개 지검 출입 경찰기자들을 대상으로 취재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 및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검의 역할이 확대되는 추세에서 경찰기자 중심의 취재 관행과 검찰의 언론 서비스 모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검찰 역시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시스템에 익숙지 않은 경찰 기자들을 상대하다 보니 “서로 답답하다”는 것이다.
법조언론인클럽 관계자는 “경찰 기자들이 관행적으로 지검 취재를 맡고 있으나 지검과 사건의 비중이 커지면서 취재가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어떤 형태로든 취재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