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실장은 보수논객이다. 그의 칼럼에서 고집스러운 신념을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보통 보수논객과는 다르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상대방을 윽박지르지 않는다. 대신 풍부한 지식과 취재를 바탕으로 수많은 근거를 제시한다. 이 때문에 감정이 앞서서는 그의 글을 반박하기 쉽지 않다. 오히려 그보다 더 공부를 해야 한다.
문체는 맛깔스럽다. 문화적 감성도 곳곳에 묻어난다. 박종철 사건 특종 기자의 명성에 인간을 탐구하고 대화하는 ‘인터뷰 전문기자’의 경험이 더해진 결과로 보인다. 의견이 다소 다른 대목이 나오더라도 칼럼을 끝까지 읽게 되는 이유다.
‘광화문의 국격’은 2005년부터 최근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된 ‘황호택 칼럼’을 집대성한 책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내 의견을 싫어하는 사람들로부터도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군’이라는 인정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격주로 만났던 칼럼을 한데 모아놓으니 그 진의가 한층 명징하게 드러난다. -한나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