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스웨덴 영화 ‘아름다운 청춘’은 여교사와 청소년 제자의 위험한 사랑을 그렸다. 그러나 영화와 현실은 크게 달랐다. 서울 모 학교 교사와 제자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보도가 사회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언론도 좀더 신중하게 보도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은 18일자 서울신문 사회면과 인터넷판에 ‘30대 여교사, 15세 제자와 성관계’라는 제목의 스트레이트 기사로 첫 보도됐다. 이어 뉴시스, 연합뉴스 등 통신사도 보도했다. 일부 인터넷언론들도 받아쓰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기사는 첫 보도 이후 “남편도 비행사실을 몰랐다” “세 자녀를 둔 유부녀가 어떻게…”라는 등 누리꾼들의 감정적 반응을 전달하면서 선정적으로 흘렀다. 한 언론사는 르포 형식으로 ‘밀애 현장’이라는 주차장을 탐방하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관련자들의 신상정보가 유출되자 ‘마녀사냥’으로 비화됐다는 보도도 잇달았다. 그러나 일부 기사에 당사자의 미니홈피와 누리꾼들의 댓글이 이미지로 처리돼 “오히려 신상정보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이 사건이 각 언론사에 알려지자 담당 데스크들의 판단은 다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언론사의 사건 담당 데스크는 “일선에서 사건을 보고 받았으나 또래 청소년들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기사화하지 않도록 했다”며 “후속보도 역시 사건을 반복 상기시키는 효과가 있어 내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언론사 데스크도 “과거 언론이 ‘역 원조교제’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는데 나중에 밝혀진 바는 다소 달랐던 경험을 떠올렸다”며 “정황에 대한 세밀한 취재도 어렵고 흥미 위주로 흐를 수 있어 기사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신중한 언론보도가 아쉬웠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 없어 범죄로 성립되지 않는 사건”이라는 점을 우선 고려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현행법 미비와 교육계 윤리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보도가 필요했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역시 사건의 특성상 선정주의로 흐를 수 있는 위험성을 감안해 보도내용을 정밀하게 점검했어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질 수 있는 단순 사건 보도가 아니라 청소년 성문제를 점검하는 기획성 기사 속에 적절히 언급되는 것이 옳지 않았느냐는 의견도 있다.
기사 내용 중 인적 정보를 최소화해 인권침해 가능성을 방지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부 누리꾼들이 언론보도를 기초로 관련자 신상정보를 유포시키는 사례가 많았는데도 주소 일부, 학교 등급, 나이까지 공개한 것은 부주의했다는 지적이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언론보도가 청소년 성문제의 주위 환기보다는 당사자 성별과 나이, 양자 관계에 방점을 찍어 본말이 전도된 감이 있다”며 “선정주의로 흐를 수 있는 사건에 대한 보도 가이드라인 등 언론계의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