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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사업자수 "1개" "제한 불필요" 팽팽

방통위 주최 전문가 대상 2차 공청회

장우성 기자  2010.09.08 13: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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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통신위원회 주최로 3일 경기도 과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종편.보도채널 사업자 승인 2차 공청회에서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왼쪽 네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현업인 “시장 상황 보며 판단” vs 학계 “절대평가 방식 따라” 의견 양분


1개인가, 다수인가. 쟁점이 되고 있는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개수를 놓고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렸다.

방송통신위원회 주최로 3일 경기도 과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종합편성·보도전문방송채널사용사업자 승인 기본계획(안) 2차 공청회’에서 학계 인사들은 사업자 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 ‘절대평가’ 방식을 주장한 반면, 현업 전문가들은 1개가 적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절대평가를 지지하는 쪽은 주로 학계에서 초빙된 패널들로 변화된 방송시장 환경과 종편 선정에도 자유시장 논리가 적용돼야 한다는 데 기본 근거를 뒀다.

김대호 인하대 교수(언론정보학과)는 이날 토론에서 “기존 방송사업자 선정 시 사업자 수를 제한한 이유는 주파수 등 자원의 제한 때문”이라며 “조건이 완전히 다른 종편 선정은 절대평가 방식에 따라 자격이 충족되는 사업자는 허용해주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황승흠 국민대 교수(법학)는 “방송법 규제의 기본 원리는 전통적 자원의 희소성에 기반한다”며 “전통 미디어가 아닌 뉴미디어는 자원 희소성 문제가 완화되므로 종편 사업자 수 문제는 전통적 논리와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김용규 한양대 교수(경제학부)도 “사업계획서 심사는 현실화되지 않은 계획만을 평가해 오류의 위험성이 상당한 일종의 ‘뷰티 콘테스트’”라며 “절대 평가를 통과한 복수에게 사업권을 허용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초성운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방송전파정책연구실장은 “방통위가 꼭 사업자 수를 못박아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방송에도 시장논리를 작동시킨다는 원칙 아래 오해와 논란의 소지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강정화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시청자 선택권을 확대하고 새로운 경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절대평가를 통해 적정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이 더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 현업 전문가들은 ‘시장 실패’ 상황을 우려하며 사업자수는 1개 또는 적을수록 좋다는 입장을 취했다.

성회용 SBS 정책팀장은 “비교평가든 절대평가든 사업자 수는 적은 것이 바람직하다”며 “1개 사업자 정도를 테스트베드 삼아 허가하고, 이후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추가 선정하는 방법이 오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석현 YMCA 방송통신팀장은 “장밋빛 청사진으로 시작했으나 시청자의 후생 증진보다는 공급자끼리 싸우는 시장 상황을 빚은 위성DMB, IPTV의 선례를 참고해야 한다”며 “1개 정도 사업자를 선정해보고 시장 상황을 보며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성기현 한국케이블TV협회 사무총장 역시 “현재 구도 하에서 사업자 수는 최소화되는 맞다”, 이창수 판미디어홀딩스 대표도 “1개 사업자 테스트베드 형식에 찬성한다”며 이 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자본금 많을수록 좋다” 우세

최소납입자본금 설정은 방송위가 제시한 수준보다 높아져야 한다는 의견이 다소 많았다.

김용규 교수는 “바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일반 기업이라면 3천억원(종편)이 적절하나 방송산업은 오랜 기간 이익이 없는 상태를 감수해야 한다”며 “자본금 하한선을 올리고 규모가 큰 사업자일수록 가산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성회용 팀장은 “콘텐츠 시장의 비용이 너무 올라갔기 때문에 자본금은 많을수록 좋다”며 “지상파와 선의의 경쟁을 위해서라도 일정 규모의 자본금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SBS 출범 당시 자본금 규모가 1천억원 정도였으나 당시는 아날로그 방송 시대였고 SD, HD, UHD 방송으로 한 단계씩 올라갈수록 제작비가 4배씩 증가하는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비하려면 자본금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강정화 사무총장은 “1년 영업비용 기준으로 자본금 규모를 정하는 게 과연 적절한가”라며 “사업계획과 자본금 규모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초성운 실장은 “엄청난 대작 프로그램들이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사례에서 보듯이 돈의 경쟁이 아니라 방송에 대한 열정으로 경쟁이 돼야 한다”며 “자본금 규모를 너무 높게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초 실장은 자본금 규모가 클수록 가산점을 주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김대호 교수는 방통위가 제시한 수준이 적합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종편·보도 순차 선정 반대” 압도적

종편·보도채널 순차 선정은 반대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다. 성회용 팀장은 “종편·보도채널 순차 선정이 되면 보도채널 사업희망사들은 회계연도가 바뀌기 때문에 사업계획서를 모두 다시 써야 하는 등 시간만 허비하게 된다”며 동시 선정을 역설했다.

이에 대해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순차 선정 문제는 논의가 항상 오픈돼 있다”며 “대안을 함께 토론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황승흠 교수는 “기존 사업자에게도 종편·보도채널 신청권을 허용해줘야 한다”며 “한 사업자가 컨소시엄에 중복 참여하더라도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범위 이하라면 문제없다”고 분석했다.

한석현 팀장은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관련 부작위 권한쟁의 심판 결정 때까지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나 김준상 방통위 국장은 “헌재가 야당 청구를 인용해도 정부의 행정절차 진행에는 하자가 없다는 법률적 자문을 받았다”며 “정해진 일정대로 진행하겠다”고 일축했다.

“공적 책임성 배점 높여야 ”

지상파 방송과 맞먹는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편에 대해 선정과정에서부터 여론 다양성을 강제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컸다. 신청 예정 사업자들의 주요 주주가 보수언론과 대기업이라는 점에서 그 필요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KBS 수신료가 인상되면 종편 사업자가 수혜를 입게 돼 국민이 종편을 지원하는 형태가 되므로 공적 책임성이 강조돼야 한다는 논리도 나왔다.

김용규 교수는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 항목 배점을 높여야 한다”며 “공적 지배구조와 공정보도·편성 독립성 확보에 대한 서술도 요구해야 하며 계획에 따라 가산점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정화 사무총장은 “방송의 공적책임보다 콘텐츠 경쟁력 배점이 높은 안도 있는데 방송의 공정성은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분야”라며 “지상파 못지않은 공적책임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무재송신 등 특혜 우려 지적
의무재송신 등 각종 종편 지원 방안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많았다.

초성운 팀장은 “정부가 사업권을 허가한다고 해서 사업자들의 사업성까지 보장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의 책무는 공정하게 사업을 허가해주는 것까지이며 사업 성공 여부는 사업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한석현 팀장은 “공적 규제를 덜 받는 종편이 법적 의무전송까지 된다면 엄청난 특혜이며 시청자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재송신을 꼭 해주겠다면 중간광고 금지 및 각종 공익의무, 규제 강화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회용 팀장은 “새 종편 사업자가 진입해도 기존 지상파와 동일한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며 “광고·편성 등에 대한 규제에서 종편이 일방적으로 유리해서는 안 되며 동등한 환경 속에서 진정한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기현 총장은 종편에 의무재송신을 해주면서 수신료 수익까지 허용한다면 큰 특혜라고 지적했다. 종편의 로채널(낮은 방송 번호) 선정은 강제할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모델을 확립해 SO들을 설득해야 하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또한 “현재 PP 광고시장은 7천7백억원 규모로 이를 1백79개의 PP가 분할하는 상황이며 종편까지 함께 나눠먹기는 어렵다”며 “종편은 지상파와 광고 경쟁을 해야 하며 지상파와 같은 수준의 시장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방송사업 관계자들은 특혜 시비를 부를 수 있는 지원책보다는 기존 방송 제도에 대한 정비가 앞서야 종편 사업자도 성공을 기약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성 팀장은 “어떤 사업자가 선정되더라도 현행 외주제작제와 협찬고지제 하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사업자 개수·자본금 규모보다 이러한 제도 개선을 예비사업자 때부터 강력히 정부 측에 건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기현 사무총장은 “수신료는 턱없이 낮고 광고 수입 비중이 절대적인 현재 유료방송 시장 정상화 없이 종편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며 유료방송 저가시장 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고 했다.

이창수 대표는 “종편이 외주제작 운영 강화 방침을 내세우고 있으나 심사 점수를 높이기 위해 숫자만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며 “외주 제작 가이드라인을 지키기위한 실현 가능한 계획이 심사 기준에 포함돼야 하며 이 기회에서 지상파·케이블 사이 수직적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통위 “지역성 구현 중요”

질의응답 순서에서는 심사항목에 지역성 관련 항목이 삭제된 데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MBC의 한 관계자는 “종편이 의무재송신 등 특혜를 받으면 전국 방송이 될 수밖에 없는데 지역성 구현을 위한 심사항목이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 측은 “지금까지 방송사업자를 허가할 때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엔 별도 항목으로 취급했고 그렇지 않으면 공적 책임의 하위 항목으로 포함됐다”며 “지역성 구현 문제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세부적 심사기준으로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OBS 노조 관계자가 “종편에는 논란을 무릅쓰고 의무재송신을 허용하면서 OBS는 설립조건에도 포함된 역외재송신이 아직도 불허되고 있는데 이는 불공정한 것”이라고 주장하자 방통위 측은 “OBS 역외재송신 문제는 시장상황 분석결과에 따라 결정할 것이며 종편 의무재송신은 정책적 결정이 아니라 방송법 시행령에 따라 추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