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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경이로움 찾아 '세상 밖으로'

신문사 여행기자들의 세계

민왕기 기자  2010.08.25 14: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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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잦은 출장·장거리 운전…고달프지만 행복한 일”


“이번주는 어디로 떠나야 되나.” 1년에 한 번뿐인 휴가 때나 할 고민을 매주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행기자들이다. 국내 오지는 물론이고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여행지까지 안 가본 곳 없는 ‘언론계의 여행생활자’들. 여행에서 구원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그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여행기자 하면 떠오르는 것, 한마디로 “좋겠다”이다. 실제로 여행기자들은 동료들로부터 그런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좋은 여행도 한두 번. 동료들은 그들의 고충을 잘 모른다.

여행기자들에게 출장은 생활이다. 실제로 여행기자들은 추석, 설, 휴가 등 연간 3~4주를 제외하고 매주 출장을 간다. 하루가 멀다 하고 외박을 하다 보니, 가족 볼 면목은 버린 지 오래.

매일경제 신익수 여행전문기자는 “33개월 된 아기가 있는데 출장 한번 다녀오면 쑥쑥 커 있다”며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만 잔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내 눈치보기’는 신참 기자에 한하는 것일까. 40대 중반에 접어든 고참 기자는 “오히려 좋아할 것”이라며 웃었다. 그만큼 집을 많이 비운다는 뜻이다.

체력이 문제다. 해외 취재야 비행기를 타고 가면 그만이지만, 주가 되는 국내 여행은 다르다. 하루에 7백~8백km씩 1천5백km 이상을 운전만 해야 하는 경우가 예사다.

한국일보 이성원 기자는 “여행기자를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체력 유지”라며 “새벽 일찍 떠나 다음날 밤 자정 가까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매번 반복해야 하는 점이 가장 힘들다”고 털어놨다.

무인지경의 도로에서 타이어 펑크 등 차 고장이 나는 것도 다반사, 장거리 운전에 깜빡 졸다 하마터면 큰 사고를 당할 뻔한 기자도 여러 명이다.

한 여행기자는 “졸음 운전은 늘 가까이 있는 존재고 문제는 속도위반 딱지”라며 “압류 통지서가 날아와 갚은 것도 꽤 되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쌓여 있다”고 말했다.

떠나는 것이 일이다 보니, 차에 대한 지식도 일반 기자들보다 풍부하고 도로에서 겪은 산전수전은 헤아리기 힘들다.

그러나 베테랑들에게도 스트레스가 있다. 바로 사진이다. 7개월 간 여행 담당을 했던 서울신문의 한 기자는 “여행면은 사진을 강조한다”며 “다른 여행전문기자들처럼 멋지게 사진을 찍을 자신이 없어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행기자들의 사진 실력은 프로급이다. 사진기자를 지원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여행기자가 사진, 기사를 비롯해 동영상까지 1인3역을 한다.

그러다 보니 카메라도 5백만~1천만원대 고가 장비를 자비로 구매하고 사진 전문가를 찾아 강습을 받기도 한다. 좋은 장면을 찍기 위해 수 천 번의 셔터를 누르는 것은 보통이다.

경향신문 최병준 차장은 “날씨가 안 받쳐 주거나 좋은 사진을 못 찍으면 며칠 동안 네 다섯 번씩 같은 곳을 찾아 찍기도 했다”고 말했다.

화려한 지면 뒤에 여행기자들의 초조함과 땀이 배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행기자들은 일에 만족하고 있을까. 잦은 출장, 지면 부담, 장거리 운전 등 애환도 있지만 만족도가 높다고 대답한 기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이 일’이라 상대적으로 보람이 크다는 것. 또한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과 자연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할 수 있는 것도 여행기자들만의 특권이다. 어쩌면 이렇게 따뜻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여행기자들을 선망하는 한 이유이기도 할 듯하다.

한겨레 이병학 기자는 “취재를 하기 전엔 항상 경로당이나 마을 정자나무 그늘에 막걸리를 받아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며 “경치를 보고 놀고 먹는 여행 소개가 아닌, 현지 사람들을 이해하는 따뜻한 기사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