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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결방 파문 확산

MBC 노조 "김재철 방송 사유화… 도저히 묵과 못해"

민왕기 기자  2010.08.18 15: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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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방송 예정이었던 MBC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이 김재철 사장과 경영진의 방송 보류 결정으로 결방돼 파문이 일고 있다.

MBC 노조 등에 따르면 이날 밤 11시15분 방송 예정됐던 PD수첩 4대강 편은 방송 3시간 전인 오후 8시께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방송 보류'됐다.

이날 PD수첩은 "국토부 산하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지난 2008년 9월부터 12월 사이 4대강 살리기 계획의 기본구상을 만들기 위한 TF팀이 조직됐으며, 이 팀에는 청와대 관계자 2명을 비롯한 국토부 하천 관련공무원들이 소속돼 있었다"는 내용 등을 다룰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토해양부는 방송 예정일인 17일 오전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며, 법원은 이날 오후 이를 기각했다.

노조 등에 따르면 PD수첩 4대강 편은 MBC 사내 대본 심의를 통과하는 등 예정대로 방송하는데 무리가 없는 상태였다. 또한 PD수첩 제작진이 방송내용에 대한 법률적 자문을 거치고, 담당 부장과 국장이 자체 시사를 마친 상태였다. 담당국장이 임원회의 석상에서 수차례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대본을 제출하는 등의 절차도 거쳤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 등 경영진이 방송시간 3시간 전인 오후8시께 임원진 '사전 시사'를 요구, 제작진이 이에 불응하자 방송 보류 결정을 내리며 결방시킨 것이다. 이날 임원진은 "임원진이 시사한 후에나 (최종적으로) 방송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제작진과 노조에 전달했다.

MBC PD협회는 18일 'MBC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20년전 당시 MBC 사장이 PD수첩을 결방시키며 권력의 눈치를 살피고 스스로 굴종을 택했던 그 치욕스런 과거는 이제 부끄럽지만 지나간 기억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우리가 순진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MBC를 권력의 시녀로 만들겠다는 자들이 공영방송의 경영진이라며 시간을 되돌려 또다시 PD수첩의 방송을 막고야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한 번 국민의 알권리와 민주주의는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경영진에 의해 짓밟히고야 말았다"고 밝혔다.

MBC PD협회는 "우리는 일찍이 김재철을 더 이상 우리의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음을 천명했다"며 "이번 PD수첩 방송 보류 사태는 왜 그가 MBC 사장으로 부적합한 인물인지, 그 이유를 다시 한번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MBC 노조도 "이는 정권에 민감한 사안에 대한 명백한 사전검열 시도이자 법원도 방송 못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사안을 김재철 사장과 임원진이 정치적 고려와 사적인 판단을 통해 방송 여부를 사유화한 사례로 제작의 자율성과 방송의 독립성을 현저하게 위협하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김재철 사장과 경영진은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을 즉각 방송하라 △김재철 사장과 경영진은 공정방송 훼손 행위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김재철 사장과 경영진은 제작 자율성과 방송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하라 등 3가지 요구사항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