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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단독기사 삭제·복구 '소동'

피해자 가족 호소에…"원칙없는 처리 문제"

민왕기 기자  2010.08.04 14: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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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사장 이재천)가 친딸을 성폭행한 50대 남성에게 검찰과 경찰이 성매수 혐의를 적용했다는 단독 기사를 쓰고도 이를 삭제했다가 복구했다.

CBS 기자들에 따르면 27일 CBS 보도국에 피해자 가족이 찾아와 “기사가 나가면 우리 딸을 한번 더 죽이는 것”이라고 기사를 내려줄 것을 부탁했다. 이에 보도국에 있던 데스크들은 논의 끝에 기사를 삭제했다.

한 기자는 “피해자 가족이 눈물로 호소하는데 데스크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흔들렸던 것 같다”며 “현장에 있었다면 나도 같은 판단을 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기사가 ‘친딸이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단순한 기사가 아니라 “검찰과 경찰이 강간 혐의 대신 용돈을 줬다는 이유로 성매수 혐의를 적용했다”는 단독보도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사를 쓴 취재기자가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기자는 “인간적으로는 이해하지만 잘못된 팩트가 전혀 없는 특종 기사인데 언론사가 원칙도 없이 처리한 것은 큰 문제”라며 “차후 유사한 일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서라도 기본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CBS 기자들은 29일 기수 대표 회의를 열고 평기자 5명과 부장단 5명이 참여하는 ‘공정보도실천위원회’를 상시적으로 운영할 것을 요구했으며 보도국 간부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CBS 공정방송협의회도 같은 날 최종 책임자인 보도국장의 사과를 요구했으며, 이정희 보도국장은 최근 보도국에 사과문을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