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앞 소매치기 왕초였던 한 전쟁고아가 미국 백악관 동아시아 정보 분석관이 됐다. 그야말로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태평양의 바람’은 소설 같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임성래(미국명 스티브 화이트)씨는 실존인물이다. 임씨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그러나 ‘태평양의 바람’은 한 개인의 인생역정에 방점을 찍지 않는다. 주인공의 존재는 6·25 한국전쟁, 베트남전, 김대중 납치사건, 박정희 대통령의 핵개발, 헨리 키신저 등 세계적 인물과의 조우 등을 비롯한 굴곡진 역사의 현장에 있었기에 더욱 극적이다.
저자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기자를 거쳐 중앙일보 주필, 대표이사와 정무 제1장관을 지냈다. 임씨와의 심층 인터뷰 등 치밀한 취재의 흔적이 소설 곳곳에 묻어난다. 그는 후기에서 “주인공을 미화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단지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통해 우리 역사를 소설적으로 구성해보고 싶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나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