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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9일 평택 제2함대에서 열린 언론3단체 대상 천안함 함체 참관에서 강윤기 KBS PD가 스크루 변형에 대해 합조단 관계자에게 질문하고 있다. (천안함 검증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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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조사로 진상규명 요구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전국언론노조 천안함조사결과언론보도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가 지난달 29일 열린 민군합동조사단 주최 언론단체 대상 설명회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설명회에서 나온 합조단 답변에 대한 반박 형식으로 이뤄진 이 보고서에서 검증위는 “지난 활동을 통해 합조단의 분석 오류, 사실 왜곡, 거짓 해명 등을 상당 부분 확인했다”며 “합조단은 조사의 주체가 아닌 대상이 돼야 하며 국정조사를 통해 전반에 걸쳐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증위는 보고서에서 △흡착물질 분석 △물기둥 목격 진술 △스크루 변형 △폭발원점 △물체 인양 해점 △어뢰 설계도 △어뢰 잔해 상태 등 8가지 항목으로 나눠 합조단의 조사 결과를 반박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이다.
흡착물 분석 공개 재실험해야함체와 어뢰 흡착물 분석은 천안함이 어뢰 폭발로 침몰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가장 핵심적 증거다. 그러나 검증위는 “비과학적 해명으로 의문을 증폭시켰으며 공개 재실험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합조단은 에너지분광기(EDS) 실험 결과 함체와 어뢰 잔해에서 황과 염소 등 같은 성분이 검출됐으므로 어뢰 폭발로 천안함이 침몰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검증위는 “함체와 어뢰 흡착물질에서 발견된 10가지 성분 중 탄소는 시료판재에서 나왔고 금은 시료 코팅 물질”이라며 “나머지는 모두 바닷물 성분으로, 의미있는 성분은 알루미늄이 유일하다”고 주장했다.
그나마 의미가 있는 알루미늄 성분 역시 의문이 제기될 때마다 합조단의 입장이 번복돼 증거로서 의심된다는 분석이다.
합조단은 애초 어뢰와 함체에서 비결정질 알루미늄만 검출됐고 결정질은 없었다고 밝혔다. 폭발이 되면 알루미늄이 용해·급랭돼 비결정질로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조사 결과는 폭발이 일어났다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했다. 그러나 이승헌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는 별도 모의실험을 했더니 결정질 알루미늄이 검출됐다고 프레시안을 통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뒤 합조단은 “자세히 살펴보니 극소량의 결정질 알루미늄이 있었다”고 입장을 바꿨다.
또한 검증위는 “모의폭발실험의 알루미늄 성분 분석에서 시료 성분과 혼동될 수 있는 알루미늄 판재가 사용된 만큼 제3자 입회 또는 주관 하의 재실험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함체와 어뢰에서 검출된 흡착물질에서 발견됐다는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 ‘알루미늄수산화물’일 가능성도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알루미늄수산화물은 자연상태나 부식 과정에서도 생긴다. 만약 알루미늄수산화물이라면 폭발의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합조단은 6일 답변자료를 내고 알루미늄수산화물은 X선회절기분석에서 ‘피크’가 나타나야 하는데 발견된 바 없으며 해당 지역 바다 퇴적물을 분석했더니 이 성분은 없었다고 밝혔다.
폭약성분인 RDX, HMX, TNT는 어뢰잔해에서 발견되지 않았고 대부분 국가의 어뢰에 쓰이는 성분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스크루 손상 없다” 허위 확인검증위는 스크루 문제에서 두 가지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현장 확인 결과 함체 스크루에 원인 불명의 파손 흔적이 발견됐다. 또한 스크루와 연결된 샤프트에는 훼손이 없었다.
합조단 조사 결과는 함체의 우측 스크루가 폭발 때문에 급정지하면서 물의 관성력에 의해 날개가 휘었다는 것이다. 휨 이외의 손상은 없다고 덧붙인 바 있다.
또한 합조단이 스웨덴 스크루 제작사에 의뢰했다는 시뮬레이션은 스크루 날개 하나만 대상으로 실시됐기 때문에 “관성력 작용 시 샤프트가 먼저 훼손돼야 한다는 의문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폭발원점 오류 가능성검증위는 합조단이 밝힌 천안함 폭발원점 위치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폭발원점 좌표와 열상감응장비(TOD) 동영상 방위각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폭발 36초 뒤 찍힌 TOD 동영상의 방위각은 229.8도. 이 지점은 합조단이 밝힌 폭발원점에서 북서쪽으로 더 올라가 있다. 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KNTDS)에서 천안함이 사라진 지점과 가깝다.
검증위는 여러 가지 의문점을 표시했다. 합조단은 폭발원점과 함미침몰 지점의 방위각 차이가 7.5도라고 했는데, 검증위가 파악한 결과는 2.89도에 불과하다. 함미침몰 지점은 인양을 할 때 실측했기 때문에 정확하다. 그렇다면 폭발원점이 오류라는 결론이 나온다는 주장이다.
합조단은 검증위가 TOD 초소 위치를 잘못 알아 오류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검증위는 합조단이 밝힌 초소 위치와 거의 차이가 없어 방위각에 별 영향을 못 미친다고 반박했다.
인양물질 한 지점 발견, 납득 불가어떻게 어뢰 잔해, 가스터빈엔진, 함미가 거의 같은 지점에서 발견됐을까. 검증위는 합조단의 설명은 ‘기적’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TOD 방위각으로 보면 폭발원점은 KNTDS 소멸 지점과 비슷하다. 이 지점과 함미 침몰 지점은 약 6백 미터 차이. 어뢰 잔해와 가스터빈 엔진은 함미 침몰 지점에 못 미친 반경 2백 미터 지점에서 발견됐다. 그렇다면 무게와 크기도 다른 물체들이 폭발 뒤 수백 미터를 떠내려 오다가 거의 같은 지점에서 가라앉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검증위는 “이는 ‘천운 이상의 기적’”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이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