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그리스와의 1차전을 앞둔 지난 11일(한국시간)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 겔반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대표팀 훈련에서 박주영이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별 대답없이 스타디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
| |
한국팀 승전보·애환 밤낮 없이 타전남아공 월드컵 현장에는 12번째 선수가 있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승전보와 애환을 밤낮없이 타전했던 월드컵 취재단이 그들이다.
현지에서 취재한 많은 기자들은 박지성 선수의 그리스전 골을 최고의 장면으로 꼽았다. 수비수 두 명과 골키퍼를 제치고 단독 질주, 골을 성공시킨 모습은 한국 축구의 발전상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것. 원정 사상 첫 16강 진출이 결정된 뒤 허정무 감독과 차두리 선수가 얼싸안고 기뻐하는 모습에서는 현장 기자들도 코끝이 찡했다고 한다.
16강전 후 우루과이 기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한국이 비록 패했지만 경기를 지배했기 때문. 우루과이 기자들은 “한국은 투지와 체력만 좋은 줄 알았는데 경기 운영능력까지 대단했다”며 혀를 내둘렀다고.
그러나 정작 기자들은 16강 ‘뒤풀이’를 하지 못했다. 마감도 급했지만 전날 기자단 회식 때 먹은 음식이 잘못돼 배탈 난 기자들이 많았기 때문. 대신 캔 맥주로 입가심만 해야 했다.
치안 불안 소식으로 남아공 입국 전부터 우려됐던 큰 사고는 없었다. 작은 도난 사고는 잇달았다. 한 언론사 사진기자는 고국 회사 동료들을 위해 사놓은 선물을 공항에서 통째로 도둑맞았다. 한 방송사 취재진은 식사 후 숙소에 들어오니 노트북이 사라져버린 황당한 경우를 겪었다. 인터넷도 걱정거리였으나 기우였다. 한국 업체가 현지 인터넷 망 공사를 해놓았다는 것. 이용료 무료에 속도도 국내 못지않았다. 음식 역시 싸고 질도 기대 이상이었다. 문제는 ‘그림의 떡’이었다는 점. 늦은 시간이 되면 치안 문제 때문에 숙소 밖 외출은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기자 숙소에는 컵라면과 김치 냄새가 진동했다.
북한 선수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북한 팀 주변에는 외국 기자들도 몰려들었다. 많을 때는 1백여 명에 이르렀다. 외국 기자들은 한국 기자들을 붙잡고 “혹시 북한에서 왔느냐”며 하나라도 기삿거리를 찾으려고 애쓰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한국 기자들에게 “당신은 북한과 브라질 중 누굴 응원하겠느냐”, “정대세 선수는 왜 한국이 아니라 북한 대표가 됐느냐”는 등 질문세례를 퍼부었다. 북한 기자들도 쉽게 만나볼 수 없었다. 경기가 임박해 조총련 계열 ‘조선신보’ 기자들이 입국, 북한 대표팀 단독 인터뷰를 했다.
게다가 북한팀 훈련장이 있는 프리토리아 인근 마쿨롱은 사정이 열악해 취재에 애로가 많았다. 나이지리아 불법 이주민 집단 거주촌이 있는 이곳은 제대로 된 화장실도 없을 정도였다. 한 스포츠지 취재진은 큰 고초를 겪었다. 대절해온 차를 미리 돌려보냈는데, 훈련 공개는 취소되고 날은 저무는데 ‘위험한 인상’의 현지인들이 하나둘 모여들더라는 것. 말도 잘 안 통해 발만 동동 굴렀다는 후문이다.
한편 한국 월드컵 취재단은 최소 인력만 현지에 남겨놓고 대부분 29일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