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주 한겨레 전 논설주간은 한겨레가 ‘한홍구-서해성의 직설’코너에서 ‘놈현’이라고 표현한 것을 사과한 것에 대해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선주 전 주간은 28일자 ‘말조심 글조심…어렵네’(30면)를 통해 “노빠였던 적도 없고 노사모인 적도 없지만 나는 노무현을 나 나름대로 사랑해왔다”며 “그러나 때때로 나는 ‘놈현’이라고도 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쪽에서 놈 자와 현 자를 합해서 악의적으로 만든 말이라 할지라도 그런 것을 따지지 않았다”며 “나 나름의 애칭일 뿐이다.…이명박 대통령도 ‘명바기’ 혹은 ‘이명바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주간은 “그 기사를 읽었을 때 이런 반응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 ‘정곡을 찔렀네…제목 잘 뽑았네’했던 것이 첫 느낌이었다”라며 “야권이 지방선거에서 재미 보았다고 김대중과 노무현을 계속 팔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두 명의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쟁이근성인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똑 부러지는 제목’이라고 보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절독 선언이 얼마나 이어졌는지, 신문사가 어떤 논의를 거쳐 사과문을 실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그러나 1면에 사과문을 실은 것이 적절했는지, 유시민이나 노사모 등이 공개적으로 절독 선언을 한 것이 적절했는지는 시간을 두고 각기 내부적으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전 주간은 “기사는 몰라도 제목은 너무했다는 비난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놈현’과 ‘관 장사’가 사과해야만 하는 수준이라면 ‘…쥐는 못 잡고 독부터 깨트렸다’는 등 ‘직설’ 코너에 나오는 여러 정치 풍자 표현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한겨레는 지난 11일자 ‘한홍구-서해성의 직설’(33면)에서 “선거 기간 중 국참당 포함한 친노 인사들이 써 붙인 “노무현처럼 일하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보면서 쓴웃음이 나왔어요. 이명박이 가진 폭압성을 폭로하는 데는 ‘놈현’이 유효하겠지만, 이제 관 장사는 그만둬야 해요. 국참당 실패는 관 장사밖에 안 했기 때문이에요”라고 표현했다가 독자들의 항의 등으로 인해 편집국장 등이 직접 사과했다.
한편 한홍구 교수는 지난 23일 발행된 한겨레 ‘진보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관장사란 표현에 대해서는 사과할 의도가 없다. 표현이 과하긴 하지만 충분히 이 코너에서 할 수 있다고 본다”며 “관장사는 노무현 욕하자는 게 아니다. ‘노빠’들 비판하는 거였다”고 밝혔다.
이어 한 교수는 “우리가 앞으로 제대로 노무현을 비판하기 위해서라도 미안하다는 사과는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전진하기 위한 일보 후퇴하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