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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일보 성희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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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강아지를 사달라고 조른다. 그런데 강아지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알쏭달쏭하다. 이럴 때 좋은 선생님이 있다. 애견전문가 성희제 대전일보 기자에게 전화나 메일 한통을 띄우면 된다. “강아지에 대해서 궁금한 게 있으면 성희제를 찾아가라.” 이걸 모르면 대전일보에서는 간첩이다.
성희제 기자(편집부)가 지금까지 키워 본 개 종류는 거의 ‘백과사전’ 수준이다. 셰퍼드, 도베르만, 복서, 로트바일러, 진돗개, 몰티즈, 시추, 핏불테리어, 웨스트 아일랜드 화이트 테리어, 푸들 등 사냥개에서부터 애완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 명견(名犬)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불원천리(不遠千里)’란 말이 딱 맞다. 성 기자에게 휴일은 ‘명견을 찾아가는 날’이다. 애견인 등 관련책자에 광고로 나온 개들을 보고 견주를 무작정 찾아갔다. 외국만 아니면 서울이든, 부산이든 상관없다. 필수품은 주인에게 선물로 줄 음료수 한 박스. 성 기자는 “개도 구경하고 애견관리 노하우도 배우면서 정말 많은 사람을 알게 됐고 지금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월급 대부분을 강아지에게 투자해도 아깝지 않다. 예방접종부터 구충, 먹이 및 영양관리, 운동 등 돈 들어갈 곳이 부지기수다. 자기는 못 먹어도 강아지 줄 간식과 고기는 ‘상비약’처럼 챙긴다. 그는 반문한다. “가족 같은 아이에게 아무거나 먹일 수 없잖아요.”
그의 강아지 사랑은 개인적인 취미를 넘어선 지 오래다. 독일산 개 ‘로트바일러’ 애호가 모임 ‘한국로트바일러클럽’에서 활동했다. 최연소 대전충남지회장까지 지냈다. 전국을 순회하며 열리는 애견전람회도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수상경력도 여러 차례다. 그러면서 개에 관한 ‘내공’을 쌓게 됐다. 그는 앞으로 꼭 전람회 심사위원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강아지 사랑을 돈과 결부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다. “강아지를 좋아서 키우는 거지 먹고살기 위해 하는 건 아니에요. 생계 목적이 되면 생명체에게 소홀해지기 쉬우니까요.”
극진한 강아지 사랑에 가족도 두 손 들었다는 성 기자는 처음부터 개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초등학생 때는 개를 보면 놀이터 미끄럼틀 위로 도망갈 정도였다. 이모가 선물해준 ‘다롱이’를 만난 건 운명 같았다. 다롱이는 그를 보면 언제나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달려왔다. 소년 희제는 뽀얀 흰 털북숭이 작은 강아지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그러나 이별은 갑자기 찾아왔다. 만난 지 1년 만에 다롱이는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땐 밥도 거의 먹지 않고 많이 울었어요. 다롱이를 보낸 뒤 지금까지 계속 개를 키워왔습니다.”
지금은 진돗개인 ‘미르’ 한 마리만 키우며 우정을 쌓고 있는 성 기자는 눈코 뜰 새 없는 6년차 기자 생활의 스트레스도 애견과 함께 날려버린다. 학계에서도 인정하는 일종의 ‘동물매개치료’다. 함께 운동장을 달리고 공놀이를 한바탕하고 나면 모든 고민은 웃음소리와 함께 푸른하늘 너머로 사라진다.
“개는 나무 같은 친구입니다. 강아지 때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주인 곁에서 기쁨을 주죠. 이렇듯 많은 것을 주는 개를 키울 계획이라면 먼저 신중하십시오. 내가 한 생명을 책임질 준비가 됐는지, 내 생활패턴, 성격과 맞는 녀석은 어떤 종류인지 등 전문가에게 꼭 조언을 구하세요. 그것이 개를 키우며 실패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