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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이 지난달 28일 오후 춘추관에서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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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언론 브리핑에 관련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외교적으로 중차대한 의미를 갖는 한국과 주요 우방국 정상의 대화 브리핑에서도 미묘한 차이가 계속 드러나고 있어 주목된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달 30일 한·중·일 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만약 일본이 (천안함 사태와) 같은 방식의 공격을 받았다면 한국처럼 냉정하고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자위권 발동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씀”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은 이날 늦게 “민감한 외교적 사안”이라며 비보도를 요청했으나 일부 언론은 이를 보도했다.
문제가 확산된 것은 이튿날. 일본 산케이신문은 “일본 측은 ‘이 같은 발언은 없었다’고 사실관계를 전면 부정했다”며 “청와대가 이 수석의 발언을 정정했으며,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측은 “사과하지 않았으며 사과할 일도 아니다”라며 “하토야마 총리의 발언 내용은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전화 통화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청와대 측은 지난달 25일 두 정상 간 통화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면서 북한에 제대로 된 시그널(신호)을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으나 러시아 대통령실 브리핑 자료에는 이 같은 언급 없이 “절제된 태도로 더 이상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모든 대화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으나 한국은 당사국 입장에서, 러시아는 국제무대에서 역할을 고려해 각각 브리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엇갈린 해석은 같은 달 18일 이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 뒤에도 일어났다. 청와대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대응과 조사단의 입장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밝혔다”고 전했으나 미 백악관은 “전적인 신뢰”라는 표현 대신 “두 정상은 천안함 사건의 ‘완전한 진상’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에 따르기로 약속했다”고 브리핑했다.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박선규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완전히 다른 얘기라면 외교문제에 있어 상대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상 간 회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하지 않는 이상 그 나라의 입장에 따라 브리핑 내용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는 해석도 있다. 천안함 관련해서는 미국과 일본 모두 강경한 입장이라는 것이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으므로 진위를 문제삼을 필요는 없다는 반박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는 것을 단순히 볼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안이하게 볼 것이 아니라 상대국의 공식 문제제기가 이뤄질 정도라면 G20 대회를 개최하는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봤을 때 심각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기 때문이다.
비단 외국 정상과의 대화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제기된다. 지난달 11일 이 대통령은 촛불 2주년을 맞아 국무회의에서 “정부도 반성할 것은 반성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브리핑에서는 전혀 언급이 되지 않아 시비를 일으켰다. 청와대는 지난 3월에도 이 대통령이 교육계 인사비리에 관해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들도 정신차려야 한다”고 기자들도 있는 공개 석상에서 한 발언을 “책임지고 가르쳐야 한다”고 수정한 보도자료를 내 이미 기사를 쓴 기자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이른바 ‘마사지’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지난 1월 남북정상회담 관련 브리핑 소동도 있었다.
한 중앙 언론사 편집국의 고위 간부는 “국가 수반의 발언은 그 자체로 영구적 기록으로 남는 것인데, 그것도 상대국 정상의 발언이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줘서는 곤란하다”며 “청와대가 홍보를 통치의 수단으로 보거나 정치적인 전략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데 단기적으로는 정권에 이익이 될지 모르나 장기적 국익에는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