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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거짓홍보 밝혔다

환경기자클럽 소속 기자들 공동 취재…일부 언론, 알고도 비보도

민왕기 기자  2010.05.26 13: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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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정부과천청사내 환경부 기자실에서 환경기자클럽 및 환경부 기자단이 환경운동연합과 브리핑을 열고 청계천에 토종물고기가 되돌아왔다는 서울시의 홍보가 거짓이었다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환경기자클럽(회장 박수택·SBS 논설위원) 소속의 환경부 기자들이 청계천 수질 개선으로 토종민물고기가 자연 유입됐다는 등 서울시의 거짓홍보 의혹을 공동 취재·보도로 밝혀냈다.

환경기자들은 비판보도가 위축된 언론 상황에서 단독으로 취재·보도할 경우 기사가 누락될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 따라 풀 보도를 택해 진실을 알렸다.

이들은 20일 오전 환경운동연합과 브리핑을 갖고 서울시가 청계천에 토종민물고기를 인공적으로 방류한 정황이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앞서 일부 환경기자들은 환경연합의 제보를 토대로 합동 취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의 한 기자는 “환경부 출입기자 몇몇이 청계천에 물고기를 팔아넘긴 업자에 대해 교대로 잠복취재하고 서울시의 청계천 보도자료를 검증하는 등 함께 취재를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그간 10여 차례의 보도자료를 통해 청계천의 어류가 2003년 4종에서 지난해 27종으로 늘어나는 등 자연 유입됐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환경기자들과 환경운동연합이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이는 ‘대국민 사기극’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환경기자클럽 등의 취재결과 충남 보령의 민물고기 민간채집 연구가인 조모씨가 전국 각지에서 갈겨니, 참갈겨니, 피라미 등의 민물고기를 잡아 서울시 청계천관리처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조 씨가 “2006년 4월 갈겨니 50마리를 (청계천에) 방류했다. 그때 피라미도 한 1백마리 있었다”고 말한 녹취록도 존재한다. 갈겨니는 섬진강 수계의 물고기로 한강 수계의 청계천에 나타날 수 없는 어종이다.

이밖에도 서울시는 각시붕어, 줄납자루, 가시납지리, 참종개 등 토종어종이 대폭 늘었다고 줄곧 홍보해왔다.

줄납자루와 가시납지리는 조개가 있어야 서식할 수 있는 어종으로 청계천 자연 유입이 불가능하다. 참종개 역시 민물고기보전협회가 2008년 5월 5천마리를 방류한 것으로 적시돼있지만 서울시는 자연유입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거짓홍보 의혹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6년부터 벌어진 일이다.

박수택 SBS 논설위원(전 환경전문기자)은 “당국의 보도 자료가 정직하지 못했다”며 “언론 역시 이를 검증하지 못하고 받아써왔다는 점에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는 보도자료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청계천 자연복원 거짓홍보’ 논란은 KBS, MBC, SBS 등 방송사와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에서 보도되지 못했다. 일부 방송사들은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보도하지 않았다.

한 기자는 “민감한 환경보도는 지금 같은 언론상황에서 보도되기 어려운 점이 분명히 있다”며 “10여개 신문들이 보도했지만 방송사들은 데스크의 추가취재 요구 등을 받고 보도하지 못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