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난 7일자 ‘정몽구 회장 손해배상 소송액 1조 넘어’(9면)라는 기사가 포털에서 누락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겨레 16~19기 기자 32명은 12일 ‘우리가 말하던 ‘방화벽’, 어디에 있습니까’라는 성명에서 “‘정몽구 회장 손해배상 소송액 1조 넘어’ 기사가 같은 날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는 공급되지 않았다”며 “지면과 회사 누리집(인터넷)에서 실린 기사를 디지털미디어본부 본부장과 e-뉴스부장의 판단으로 포털 사이트에 공급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판단의 근거는 ‘현대자동차의 요청’이었다. 기사를 쓴 기자의 문제 제기에 오태규 디지털미디어본부 e-뉴스부장은 ‘현대자동차 관계자의 요청을 받고 그렇게 결정했으며 (포털 사이트에 기사를 올리고 마는 것은)온라인 부문이 판단할 문제’라고 답했다”며 “해당 기자는 편집국 사회부문 데스크 등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당시 상황과 해결책에 대한 뚜렷한 답을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이번 사태는 명백한 ‘편집권 훼손’”이라며 “이번 사태는 ‘대기업, 자본의 요구에 굴복해 기사의 유통, 즉 독자들이 기사를 볼 수 있는 권리를 빼앗은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신문 지면의 의도적인 기사 빼기.축소 편집과 같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노조(위원장 류이근)도 13일 성명을 내고 디지털미디어본부장의 해명 및 사과 등을 요구하는 한편, 회사 측에도 재발방지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현대자동차라는 거대자본의 압력에 한겨레의 기사 취급이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원칙을 스스로 훼손한 이번 사건에 대해 디지털미디어본부장의 공개해명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오태규 디지털미디어본부장은 13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현대차 쪽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광고국에서도 관심 표명이 있었다”며 “아시다시피 현실에선 회사의 경영적인 고려 등의 이유로 외부의 요구를 마냥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벌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오 본부장은 “회사 안팎의 관심 표명을 듣고 ‘편집국과 실리를 동시에 취할 수 있는 선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했다”며 “그래서 기사가 이미 신문의 사회면에 크게 났다는 점, 우리 웹사이트에도 실린 점, 웹의 속성상 일단 어느 웹사이트에든 노출된 기사는 전파력이 강하다는 점을 두루 고려해, 우리가 계약한 포털에 기사를 보내지 않은 선에서 대처하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