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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미디어 무한 경쟁시대

"다 살아남을 수는 없다"…전략적 차별화 '관건'

장우성 기자  2010.05.05 13: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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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여부를 놓고 언론계의 눈길을 끌고 있는 조선경제i를 비롯해 경제 미디어 창간 붐이 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위기에 봉착한 언론계의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인가도 관심사다.

왜 경제가 대세인가
온라인, 케이블TV, 주간지·월간지에 이르기까지 경제 미디어에 투자하는 매체들은 신문사가 다수다. 신문사들은 왜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일까.

“경제는 돈이 된다” 는 기대가 가장 큰 이유다. 즉 활자매체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전략인 셈이다. 수익구조를 창출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IMF 구제금융 사태는 ‘경제시대’를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 시점부터 구독자와 시장의 경제매체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오히려 경제지들은 종합지의 자리를 넘보기 시작했다. IMF 이후 국민들의 경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면서 경제 콘텐츠가 팔리기 시작했다. 이후 종합지, 스포츠지, 지역지는 하강곡선인 데 비해 경제지들은 심지어 글로벌 금융위기 하에서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선진국 미디어 시장에서도 경제 콘텐츠 수요가 늘어나는 게 추세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9월 USA투데이를 제치고 미국 내 발행부수 1위로 등극했다.

HTS(홈트레이딩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시장의 출현도 한 요인이다. 현재 주요 증권사 HTS에 뉴스 속보를 제공하는 주요 매체는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아시아경제 연합인포맥스 이데일리 전자신문 한경닷컴 헤럴드경제 등이며 곧 출범하는 조선경제i도 경쟁의 파고를 높이고 있다. MTS(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 시장도 온라인 매체들의 매력을 끄는 시장으로 등장하고 있다.

경제 콘텐츠는 매체간 교류 가치와 활용도도 높다. 조선일보는 섹션 ‘M’과 위클리비즈의 기사를 케이블TV인 비즈니스앤에도 내보내고 있다. 중앙의 조인스랜드는 부동산 섹션을 제작하면서 온라인 콘텐츠도 제공한다. 동아일보의 동아비즈니스리뷰의 경우 ‘동아비즈닷컴’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로 수익모델을 창출한다. 아이폰 앱스토어 경제 관련 콘텐츠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번 만들면 ‘원소스멀티유스’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큰 셈이다.

경영진으로서는 기존 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 론칭 비용 부담도 적다는 판단이다. 한 경제 일간지의 간부는 “조선경제i나 SBS CNBC 등을 보면 기존 인력을 재투입하면서 론칭 비용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 안정적인 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큰 수익은 되지 않지만 기업과 접촉면이 넓다 보니 부가 사업을 개발할 수 있는 폭도 넓다. 모 경제매거진은 기업체의 사외보 제작을 수주 받아 수익을 확보하기도 한다.

차별화 전략 있어야 성공
또 다른 한 경제일간지의 간부는 “사회가 선진국 단계에 접어들수록 경제와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난다”며 “소비자들의 경제와 살림살이에 대한 관심과 비례해 경제 콘텐츠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무작정 경제매체를 만든다고 살아남을 수는 없다. 장기적 전략이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 소장은 “경쟁력을 잃어가는 활자매체들은 치밀한 전략을 세우기보다는 일을 일단 벌이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확실한 근거 없이 열악한 광고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경제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야 기업이 돈을 풀게끔 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를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경제미디어가 살아남는 길은 전략적인 차별화다. 경제 콘텐츠에서 ‘틈새 시장’은 무궁무진하며 이를 개척하는 쪽이 생존할 것이라는 말이다.

경영 고수들에 대한 인터뷰로 차별화하는 조선의 위클리비즈나 고품격 경영매거진을 표방한 동아비즈니스리뷰도 한 예다. 마케팅직에 종사하는 독자들을 노린 한국경제매거진의 ‘머니’도 주목받는다.
경제 월간지 시장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경제 월간지의 관계자는 “최근 경제 잡지들을 보면 한 시장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는 올 오어 나싱(All or Nothing)이 아니라 제각기 가는 길이 다 다르다”며 “각자의 파이를 만들어 나가는 현상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포브스코리아’는 세계적인 부자 개인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포춘코리아’는 세계적인 기업에 대한 정통적인 접근을 한다. 진보적이고 학술적인 한겨레의 ‘이코노미인사이트’도 한 예다.

온라인 속보매체들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베껴쓰기’ 현상이 가열될 조짐도 있다. 결국 차별화된 뉴스를 제공하는 쪽이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종합일간지의 중견 기자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거시경제, 재테크, 증권 같은 일반적인 내용은 한계에 왔으며 앞으로 경쟁력이 없다”며 “독자들이 기존 매체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을 찾아서 차별화한다면 시장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
김창남 기자 jea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