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 협상 과정에서 SBS가 한국·북한 경기 단독중계를 고수하면서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결렬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KBS와 MBC 관계자는 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SBS가 한국·북한 경기를 팔지 않겠다고 밝혀 협상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SBS가 양사에 요구한 금액도 7백24억원(한국·북한·개막·결승전 제외)에 달해 비상식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KBS는 “한국 경기 등이 보편적 시청권 범주에 드는 만큼 월드컵 1주일 전까지라도 수신료 재원 허용 범위 안에서 협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MBC는 “공식적 입장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결렬된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한 협상 과정=방송 3사는 지난달 26일과 27일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정명령에 따라 구매·판매 희망가격을 교환했다.
KBS와 MBC는 26일 전체 중계권에 대해 수수료와 환급금 이자 등을 포함 2백40억원을 구매 희망가격으로 제시했다.
SBS는 이에 26일 판매 희망가격을 제시하지 않다가 하루 뒤인 27일 한국·북한·호주·일본 등 AFC 4개국 예선전과 개막·결승전 등 14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를 판매하겠다며 KBS(1TV)에 3백18억원, MBC에 3백70억원을 요구했다.
KBS와 MBC가 이에 AFC 4개국 경기를 판매할 것을 요구하자 SBS는 다시 호주와 일본 경기는 팔겠지만 한국·북한·개막·결승전에 대해선 판매할 수 없다고 불가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KBS에 3백16억원, MBC에 4백8억원을 요구했다. SBS는 이 판매 가격에 KBS·MBC의 자사 비방보도 위자료 35억원 등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는 SBS가 당초 구매한 중계권료 7백50억원에 육박하는 액수다. 게다가 뉴미디어, 케이블 방송권까지 합하면 SBS가 제시한 금액은 8백80억 원에 달한다.
◇AD카드·재방송·하이라이트 제공 문제=2010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 협상이 마지노선을 넘김에 따라 지난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처럼 취재도 사실상 SBS 단독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SBS는 3월 말 KBS, MBC에 각각 AD카드 8장을 제시했으며 양사는 이에 8장을 늘려 16장을 요청했으나 아직 확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D카드 8장으로는 2~3팀을 구성할 수 있는데 이 정도 인원으로는 월드컵을 취재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게 KBS, MBC의 주장이다.
또한 뉴스 자료화면 역시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처럼 SBS가 제공하는 화면을 써야 한다. 이와 관련 방송 3사는 한국·북한 경기에 대한 재방송권 판매 및 하이라이트 제공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3사 실무자들 입장=KBS 한 관계자는 “가장 말이 안되는 것은 SBS가 월드컵이라는 공적 콘텐츠로 돈을 벌려고 한다는 것”이라며 “금액도 금액이지만 보편적 시청권 범주에 드는 한국 경기를 중계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렇게 될 경우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BC 한 관계자는 “SBS가 성실하게 협상에 임했다고 주장하며 결렬의 원인을 금액 문제로 돌리고 있는데 그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는 SBS가 보편적 접근권 범주인 한국 경기 판매를 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SBS 홍보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미 코멘타리 박스 신청 기한이 끝나 한국·북한 경기를 공동 중계하고 싶어도 할 방법이 없다”며 “KBS, MBC가 순차중계, 중복편성 문제를 이해해야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하이라이트나 자료화면 제공, AD 카드 문제는 지금 상황에서 본질은 아니지만, 때가 되면 성실히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방송 3사 모두 협상 결렬 선언은 하지 않았다”며 한국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에 대해선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