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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의 기자들

[우장균의 못다한 이야기]

우장균 한국기자협회장  2010.04.13 09: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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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장균 한국기자협회장  
 
4월8일 백령도 연화리 해안.
평소 같으면 해병대가 삼엄한 경비를 하고 있는 곳에 방송사 촬영기자들이 있었습니다. 연화리 바닷가에서 천안함 함미부분 인양작업을 잘 볼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촬영기자들은 아침부터 해질 무렵까지 칼바람 부는 해안에서 뻗치기(언론에서 쓰는 은어로 뉴스가치가 있는 인물을 만나거나 카메라에 담기위해 24시간내내 기다리는 것-편집자)를 했습니다.

백령도 용기포 선착장에도 기자들이 뻗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군 당국이나 관계기관에서 예정없이 천안함 인양 현장 등을 방문하기 때문입니다.

4월 9일 천안함 사고가 발생한지 10여일 됐지만 백령도 현지 기자들의 취재여건은 크게 개선되지 못했습니다. 군 당국 등에서 사고가 사고인지라 여전히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충분한 협조를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다만 나아진 것이 있다면 기자들이 밥 먹을 시간이 조금 생겼다는 것이죠. 사고 발생 뒤 열흘까지 언제 어떤 팩트가 나올지 몰라 기자들이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계속 취재를 해야 했습니다. 특히 백령도 콩돌해안 근처에서 생중계에 참여하는 방송기자들은 인근에 식당이 없어 컵라면으로 허기를 달래며 취재를 해야 했습니다.

4월 9일 백령도 한 식당에서 대한민국 기자 등 1백 30여명이 저녁을 같이 했습니다. 천안함 사건 이후 백령도에서 기자들이 그렇게 많이 함께 식사한 것은 처음이라 하더군요. 중계차에서 고생하시는 엔지니어, 촬영기자와 함께 트라이포드 메고 다니는 오디오 맨들도 함께 했습니다. 삼겹살만 2백60인분 이상을 먹었습니다.

기자협회 평회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는 기자협회를 만들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기자협회장 선거에 출마해 신임을 얻었습니다. 회장에 당선될 때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자협회 평회원들이 고생하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 함께 하겠습니다. 기자협회 회원들이 국민의 알권리와 기자로서의 양심을 위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에도 기협회장이 회원들을 지켜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