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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 '여론조사 기사' 누락 파장

1·2·3면 기사 이틀째 빠져…기자총회 "경위 밝혀야"

김성후 기자  2010.04.02 11: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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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역 일간신문인 ‘광주매일신문’이 출고가 끝난 민주당 광주시장·전남지사 경선후보 여론조사 기사를 게재하지 않아 기자들이 반발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광주매일신문(사장 서영진)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더 피플’에 의뢰해 지역민 1천500명을 대상으로 한 민주당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지지도 조사 결과를 1일자 지면(1면 스트레이트, 2·3면 분석기사)에 실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출고가 끝나고 편집 대기 중이던 기사는 사장의 지시로 1일자 지면에 실리지 못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늦게 서영진 사장은 “내부 참고용으로 하자. 편집인인 내가 책임을 지겠다”며 기사를 게재하지 말 것을 편집국장에게 요청했다.

기사 누락 소식이 편집국에 전해지자 기자들이 거세게 항의했지만 회사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기자들은 격론 끝에 여론조사 결과를 2일자 지면에 싣기로 하고 대체 기사로 지면을 채웠다.

회사 내부 사정에 불과할 수도 있었던 기사 누락 사태는 광주시장 예비후보 측에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이용섭 민주당 광주시장 예비후보 경선준비위원장인 전갑길 전 광산구청장은 1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용섭 후보와 경쟁상대인 모 후보가 신문사에 압박을 넣어 기사가 빠졌다”고 주장했다.

광주매일이 지면에 싣지 못한 여론조사 결과는 강운태 국회의원 34.8%, 이용섭 국회의원 31.2%, 정동채 전 국회의원 13.9%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매일의 여론조사는 박광태 현 광주시장 불출마 선언 이후 표심을 엿볼 수 있는 지표로 지역정가의 관심사였다.

기자회견 등으로 파문이 확산되면서 1일 오후부터 광주매일 편집국은 분주해졌다. 한국기자협회 광주매일 지회(지회장 김명식)는 이날 저녁 편집국 기자총회를 열어 기사 누락 사태와 관련해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기자들은 “여론조사는 공정하게 실시된 만큼 지면에 싣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2일자 지면에 반드시 내고, 회사는 누락 경위를 밝혀야 한다”는 의견을 모아 편집국장에게 전달했다.

편집국장은 서영진 사장에게 일선 기자들의 뜻을 전했으나 서 사장은 “편집인인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 모든 경위를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갖겠다”며 기사 게재를 거부했다. 결국 여론조사 기자는 2일자 신문에도 실리지 않았다.

광주지역 언론계에서는 광주매일의 기사 누락 배경을 놓고 ‘광주시장 후보 외압설’ 등 여러 억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기자들은 2일 오전 현재 지면 게재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광주매일 한 기자는 “기자들 모두 이번 사태로 모멸감을 느끼고 있다. 기자로서 자존심이 손상돼 참담한 심정”이라며 “어떤 이유가 있든 기사는 꼭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