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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중계 KBS '진퇴양난'

방송3사 자율협상 진전 없어…김인규 사장 책임론 고개

김성후 기자  2010.03.26 11: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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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공동중계와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MBC, SBS 등 방송 3사에 자율협상을 권고했지만 SBS가 단독중계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KBS가 ‘좌불안석’이다.

KBS가 국민적 행사인 월드컵을 중계하지 못할 경우 KBS의 위상 추락과 함께 취임 후 탄탄대로를 걸어왔던 김인규 사장의 리더십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방송 3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 3사에 공동중계 자율협상을 권고한 이후 3사 스포츠국장들이 만나 협상을 하고 있지만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 한 기자는 “SBS가 공동중계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겉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BS는 SBS의 요구 조건을 모두 수용하더라도 공동중계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광고가 없는 1TV에서 중계하겠다는 방침을 직·간접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규 KBS 사장도 월드컵 중계권 확보를 위해 전방위로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사장은 여러 경로를 통해 윤세영 SBS 회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 사장의 지시로 KBS는 보도본부에 월드컵 공동중계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었다. TF팀은 석 달 앞으로 다가온 남아공 월드컵을 비롯해 향후 스포츠 중계권 문제에 법적·제도적인 대응을 위한 조직이다.

일각에서는 이 조직이 SBS 모기업인 태영과 윤세영 회장 일가의 뒷조사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냈지만 정은창 TF팀장은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정 팀장은 “올림픽과 월드컵 등에 대한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한 중·단기 과제를 수립하고 독점중계로 생길 수 있는 폐단을 취재 보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KBS가 월드컵 중계권 확보에 성공하기까지 안팎의 난관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SBS는 단독중계를 고집하고 있고, 방통위는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할 근거가 없는 자율협상을 권고하며 사실상 SBS의 손을 들어줬다. KBS 내부에서는 김인규 사장의 책임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8일 성명을 내어 “월드컵에서 KBS가 중계권을 가지지 못하게 된다면 김인규 사장과 경영진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김 사장은 각종 행사에서 말로 떠벌릴 것이 아니라 KBS 경영진의 대표자로서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KBS 노동조합 관계자도 “남아공 월드컵이 KBS를 통해 나가지 못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수신료 현실화도 사실상 물 건너갈 수 있어 그 모든 책임이 김 사장에게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