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선수들 선전에 기자들도 고군분투

취재여건 고달팠던 동계올림픽 "몸은 힘들었지만 역사적 순간 희열"

장우성 기자  2010.03.10 15:37:22

기사프린트

“동계올림픽은 원래 일이 별로 없어. 김연아랑 쇼트트랙만 신경 쓰면 될 거야.”
그러나 백전노장 선배들의 조언은 빗나갔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현장 취재에 나섰던 기자들은 연이은 메달 소식에 마음은 즐거웠지만 몸은 고달팠다.

무엇보다 약세로 평가되던 종목에서 예상치 못한 메달이 많이 나왔기 때문. 일은 늘었는데 AD카드가 한 언론사 당 취재·사진 각각 한 장씩만 나와 취재인력 또한 절대 부족했다.

한국 음식은 언감생심이었다. 한식당이 없어서가 아니다. 밖에 나갈 갈 짬이 없어서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미디어센터 내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이나 간이음식점에서 끼니를 때웠다. “햄버거가 보기도 싫어질 정도”였다.

경기장간 셔틀버스가 운행되지 않은데다가 미디어센터에서 출발하는 공식 교통편도 간격이 길어 급한 마음에 택시를 잡아타기 일쑤. 특히 장비가 많고 경기 시작 최소 3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하는 사진기자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숙소가 미디어센터와 멀리 있는 곳에 배정된 기자들은 더 난감했다. 거리에 따라서는 우리나라 돈으로 10만원이 넘는 요금이 나오기도 했다. 한 기자는 “택시비가 많이 든 바람에 취재비가 초과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 취재진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었다. 2명의 인원으로 현지 사진 취재를 감당한 연합뉴스의 한상균 기자는 “무엇보다 외신보다 좋은 질의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역시 인터넷강국이라는 점도 실감할 수 있었다. 한국의 인터넷 속도와는 차이가 났다. 호텔은 물론 미디어센터도 인터넷 사용은 무조건 유료였다.

17시간이나 되는 시차도 한몫했다. 기사 마감을 하고 나면 보통 새벽 2~3시. 금메달이 나온 날은 4~5시에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서너 시간 남짓. 한국이라면 하루의 피로를 맥주 한잔으로 달래기도 했을 텐데 밴쿠버 현지 술집과 가게는 오전 1시30분이면 모두 문을 닫았다.

2일 오후 귀국 뒤에도 선수단 해단식 취재에 나서야 했다. 휴가도 없이 다음날 곧장 출근한 것은 물론이다.

그래도 기자들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둬 고단함은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동욱 동아일보 기자는 “몸은 힘들었지만 기자들끼리도 서로 얼싸안고 울고 웃으며 함께 역사적인 현장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진욱 스포츠서울 기자는 “금메달리스트뿐 아니라 스켈레톤 같은 비인기 종목에서 청춘을 불사르는 선수들의 열정이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