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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드컵 단독중계 정말 할까

중계권 협상 난항 지속…공동중계 의향 묻자 '노코멘트'

민왕기 기자  2010.03.10 14: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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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와 MBC가 올림픽·월드컵 중계권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에 SBS를 제소하고 보도로 공격을 하는 등 협상 교착의 원인은 양사에 있다. 남아공 월드컵 공동중계 문제를 조율할 당위성을 못 느낀다.”

9일 SBS 관계자가 한 말이다. 그렇다면 SBS는 단독중계를 하겠다는 것일까. 8일 SBS는 12개 주요 일간지에 일제히 전면광고를 싣고 △중복편성이 지상파 방송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닌 점 △헌법이 사적계약과 영업활동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점 등을 들며 ‘밴쿠버의 금빛 질주가 남아공의 골인 행진으로!’라는 카피를 내걸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단독중계 의지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SBS 관계자는 “광고의 주된 내용은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단의 선전에 감사한다는 것이었다”며 “공동중계를 하더라도 SBS가 중계를 하는 것은 분명하므로 잘 해보자는 취지”라고 한발 뺐다. 그렇다면 입장은 뭘까.

KBS와 MBC 관계자들에 따르면 SBS는 확실한 요구사항 없이 공동중계 의지가 있는지 여부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속내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실제 공동중계나 단독중계 의향을 묻는 본보의 질문에도 “노코멘트”라고 밝혔다. 또 협상 타결 조건이 뭐냐는 질문에도 “전적으로 KBS와 MBC의 의지에 달린 것으로 양사가 안을 가지고 우리에게 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즉답을 피했다.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 협상의 쟁점은 크게 3가지다. 먼저 수수료 부담 문제. SBS 인터내셔널이 단독으로 중계권 계약을 하면서 코리아풀 시절에 없었던 수수료(중계권료의 3%, 약 70억원)를 KBS·MBC에 요구하고 있고 양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두 번째는 ‘2007 여자월드컵’ 중계 등 의무사항 이행에 든 제작비용 20억원을 KBS, MBC가 부담하라는 것으로 양사는 SBS의 제작비 내역 및 당시 광고수입 등을 증빙하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세 번째는 코리아풀보다 더 지급한 1천5백만 달러 상당의 금액에 대한 배분을 어떻게 할지로 KBS와 MBC는 이 중 50%를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SBS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쟁점이 된 3가지는 방송통신위원회 전신인 방송위원회가 과거 제시한 중재안을 기본틀로 한 것으로 SBS는 KBS, MBC가 이 안을 들고 나오자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SBS는 취재에 필요한 AD카드 신청도 전부 자사 몫으로 하고 KBS, MBC 몫은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BS·MBC 관계자들은 “SBS가 아무런 안도 제시하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SBS의 이런 행보를 이번 월드컵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 향후 2016년 올림픽 중계권 협상까지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관측하기도 한다.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은 7백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단독중계를 할 경우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유리한 협상을 위한 ‘벼랑 끝 전술’이 아니냐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SBS로선 단독중계라는 모험을 감행할지, 아니면 벼랑 끝 전술로 유리한 타결을 이끌어낼지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양상이다. KBS와 MBC로서도 자칫하다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처럼 ‘강 건너 불구경’할 처지라 역시 고심인 중인 걸로 전해지고 있다.

2012런던, 2014소치, 2016리우 올림픽을 비롯해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4차례의 올림픽과 월드컵이 남아 있어 강력한 중재가 없는 한 이런 갈등은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1일 KBS 김인규 사장, MBC 김재철 사장, SBS 우원길 사장 등 3사 사장단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주재로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