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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태 본질은 본부장 아닌 낙하산 사장"

노조 정상화 합의 비판 목소리…이근행 위원장 "열린 마음 수용"

김성후 기자  2010.03.10 14: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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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가 김재철 사장을 출근저지 사흘 만에 인정한 것을 놓고 MBC 안팎에서 비판이 나온다. 노조는 4일 방문진이 일방적으로 선임한 황희만·윤혁 본부장 보직 사퇴를 조건으로 김 사장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기로 합의했다.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은 6일 성명에서 “노조위원장은 낮은 수준의 목표인 보도·제작본부장 교체를 얻고 사장의 실체는 인정했다고 밝혔으나 이번 합의는 MBC 구성원과 시민사회가 충분히 교감하며 대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뼈저린 반성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MBC 해설위원 출신인 정상모 방문진 이사는 “방문진 여당 이사들이 강행한 황희만·윤혁 본부장 인사를 바로잡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는 과정에 불과하다”며 “김 사장이 MBC를 친정부 방송으로 만들기 위해 투하된 낙하산 사장이 본질”이라고 말했다. 

MBC의 투쟁에 힘을 보탰던 시민사회단체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정권이 현직 사장을 반강제적으로 해임시키고 선임한 사장은 MBC 출신이나 대통령 특보 여부를 떠나서 관제사장”이라며 “관제사장과 본부장 보직 변경을 놓고 타협한 것은 노조가 선언했던 공영방송 지키기 투쟁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MBC 한 중견기자는 “MBC 사태는 정권의 방송 장악의 일환으로 이뤄졌는데 성급하게 싸움을 종료하지 않았느냐는 판단이 든다”며 “사장과 합의하는 과정에 내부 목소리가 수렴되지 않고 집행부의 일방적 결정으로 이뤄진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노조에 대한 냉혹한 비판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5일 조합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물리적 충돌에서 총파업 투쟁에 이르는 분명하고도 장렬한 길이 있지만, 두 이사를 교체하는 것도 성과이고 우리가 한 발 나아가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과오가 있다면 바로잡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마땅히 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산화(散華)로써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고통스럽게 생각한다”며 “주어진 책임을 할 수 있는 날까지 다하겠다. 치욕도, 영예도, 영원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