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만.윤혁 본부장의 보직사퇴를 조건으로 노조와 회사 정상화에 합의했던 김재철 MBC 사장의 보폭이 빨라지고 있다.
김 사장은 6일 오전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리는 방문진 이사회에 참석해 그가 구상한 관계사 사장단 인선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관계사(MBC 프로덕션 등 8개 자회사와 19개 지역 MBC) 사장들을 모두 교체하는 내용을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그동안 "인사를 보고 이야기해라. 방문진으로부터 독립을 보여주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따라서 이번 인사가 그의 발언의 진정성을 가늠하고, 향후 1년 MBC의 미래를 보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윤혁 제작본부장의 거취. 윤 본부장의 이사직 사퇴를 놓고 김 사장과 방문진이 의견차를 보이면서 사태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두 본부장의 보직사퇴에 대해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것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방문진 여당 측 이사들이 제동을 걸고 있다.
여당 측 이사들은 5일 이사회가 끝난 뒤 윤혁 본부장을 방문진 사무실로 불러 그의 거취를 김재철 사장에게 맡긴 경위 등에 대해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환 이사는 "전후 사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사들에게 사퇴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간의 문제이지 김 사장과 방문진의 대립은 곧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기화될 경우 방문진이 김 사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제기될 수 있다. 김 사장은 일반의 예상을 깨고 노조와 협상을 벌여 연착륙에 성공한 상황이다.
특히 김 사장은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회사로 오지 않겠다"며 방문진을 직접 겨낭했다. 최기화 MBC 정책기획부장은 "윤 본부장 문제가 풀려야 사장이 정상 출근하고 취임식도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전 조합원들에게 '어제의 일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내 김재철 사장과 협상한 과정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물리적 충돌에서 총파업 투쟁에 이르는 분명하고도 장렬한 길이 있지만, 두 이사를 교체하는 것도 성과이고, 우리가 한 발 나아가는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대화를 하는 것도 투쟁의 한 측면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가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주어진 책임을 할 수 있는 날까지 다하겠다. 어제의 일은 어제의 일이고, 또 하루가 시작됐다. 치욕도, 영예도, 영원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집행부와 함께 최선을 다해 닥쳐 올 날들을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밝혔다.